진료과별 전공의 지원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2023년 전반기 전공의 모집에서도 소위 ‘인기과’로 알려진 ‘피·안·성’, ‘정·재·영’은 경쟁이 치열했던 반면 응급의학과와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비( 非) 인기과’는 또 다시 고배를 맛봤다.

특히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고전하던 비인기과 중 소청과는 역대 최저 지원율을 기록하며 바닥을 찍은 반면 하락 곡선을 그리던 비뇨의학과는 반등에 성공하며 올해는 정원보다 지원자가 많았다.

청년의사가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 마감일인 지난 7일 수련병원 68곳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과는 안과였다. 안과는 전공의 92명 모집에 157명이 몰려 지원율은 170.7%를 기록했다.

피부과와 성형외과, 정형외과도 각각 150.0%, 157.1%, 153.4%의 지원율을 기록하며 여전한 인기를 실감했다. 상대적으로 환자와의 대면이 적은 영상의학과와 재활의학과도 각각 148.1%, 153.3%의 높은 지원율로 인기과 면모를 보였다. 정신건강의학과도 지원율 143.1%를 기록했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으로 관심을 모았던 경외과도 전공의 96명 모집에 125명이 몰리면서 지원율 130.2%를 보였다.

수년 째 미달을 면치 못하던 비인기 진료과들 중에는 이변이 일어나기도 했다.

소아청소년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반면 지원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비뇨의학과는 반등에 성공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소청과 정원이 배정된 66곳에서 모집한 전공의는 총 201명이지만 지원자는 33명에 그쳤다. 그에 반해 수년 동안 전공의 모집에서 미달을 피하지 못했던 비뇨의학과는 올해 정원보다 지원자가 더 많아 지원율 112.2%를 기록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는 전공의 정원을 모두 채우진 못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전공의 지원이 늘면서 미충원 감소 폭을 줄였다. 올해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 정원은 총 68명으로 37명이 지원해 지원율은 54.4%였다.

산부인과(76.0%)와 외과(65.5%) 모두 지난해 진행된 전반기 전공의 모집 조사 당시보다 지원율이 각각 15.0%p, 5.8%p 상승했지만 미달을 미하지는 못했다.

수련병원별로는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두드러졌다. 수련병원 68곳 중 28곳은 전공의 정원을 채웠고, 나머지 40곳은 미달됐다.

특히 전공의 정원을 채운 수련병원 중 경북대병원, 전남대병원과 전북대병원, 제주한라병원, 조선대병원, 창원경상대병원, 충남대병원, 해운대백병원 등 8곳을 제외한 20곳이 수도권에 위치했다.

반면 지방 수련병원 42곳 중 81.0%인 34곳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수련병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원율을 보인 곳은 140.7%를 기록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정원 59명 모집에 83명이 지원하며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 반면 원자력병원은 16명 모집에 10명 지원에 그쳐 지원율(62.5%)이 가장 낮았다.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전공의 정원 177명 모집에 173명 지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미달을 면치 못했다. 빅5병원 중 정원을 채우지 못한 곳도 세브란스병원이 유일하다.

세브란스병원이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한 배경에는 전공의 지원이 전무했던 소청과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세브란스병원는 소청과 전공의 정원으로 11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1명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