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감사 5개월만 임명…원장은 발령 안 돼
국립대병원 인사 지연에 병원 사업 차질 불가피
"'공공의료 강화' 말만 하고 대통령 무관심" 비판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국립대병원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병원 운영은 물론 공공의료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사진 제공: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국립대병원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병원 운영은 물론 공공의료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사진 제공: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신임 감사가 공고 약 5개월 만에 임명됐지만 같은 날 공고한 신임 원장 인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서울대병원은 물론 다른 국립대병원도 원장 인사가 지연되면서 윤석열 정부가 '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외치기만 할 뿐 이를 실행할 공공의료기관 손발을 묶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대병원은 5일 병원 신임 감사로 박경오 후보가 발령됐다고 밝혔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임명되면서 밀린 인사 처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감사는 이사회 추천을 통해 교육부 장관이 임명한다.

그러나 교육부 장관이 관여하는 다른 국립대병원 인사는 감감무소식이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8월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자로 선출된 마취통증의학과 박재현 교수와 외과 정승용 교수(보라매병원장)가 4개월째 대통령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5월 임기가 끝난 김연수 원장이 반년 넘게 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대병원뿐만 아니다. 부산대병원은 지난 3월 이사회에서 후보자를 선출하고도 임명 절차가 이뤄지지 않아 8개월째 진료부원장 직무대행 체제다. 충남대병원과 제주대병원은 원장 후보 공고도 못 낸 채 진료처장 직무대행 중이다. 서울대치과병원도 지난 7월 임기가 만료된 구영 원장이 후임 선출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대병원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병원 내부 불만도 누적되고 있다. '임시' 체제에 안정적인 운영이 어렵고 내부 수습도 힘들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장 후보 2명 모두 대통령이 '퇴짜'를 내 후보 선출을 다시 해야 한다는 소문까지 무성하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5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원장 인사가 어떻게 되는지)제일 알고 싶은 게 우리다.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후보자 2명 모두 대통령 심중에 들지 못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그런 이야기가 돈 것은 사실이지만 그 진위도 확인이 안 된다. 모든 게 안갯속"이라면서 "지금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대통령이 아직 원장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원장 인사에 대한 결과가 나와야 분위기도 수습되고 관리가 된다. 병원 운영과 공공의료 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해를 넘기 전에 결론이 나길 바란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이 원장 인사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국립대병원장 인사가 밀리면 각 병원 운영은 물론이고 보건의료 정책 수행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간단히 말해 대통령이 원장 인사에 관심 없는 거다.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외에 이렇게까지 미룰 이유가 없다"면서 "후보 2명 모두 원장감이 아니라고 판단했으면 바로 후속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그조차 안 한다"고 했다.

그는 "겉으론 (김연수)원장이 있으니까 병원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속은 아니다. 원래 하던 사업은 물론이고 신규 사업이나 계획도 '새 원장 임명되면'이라는 말로 주춤한 게 몇 달째"라면서 "다른 병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본다. 병원이 놔두면 알아서 굴러가는 기관이 아니다. 국립대병원들이 손발이 묶인 상황인데 무슨 공공의료를 하고 보건의료정책을 논하겠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서울대병원 신임 감사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논란이 된 후보와 동일 인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관련 기사: 서울대병원 감사에 검찰 수사관 출신이?).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문제를 제기했던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실 관계자는 "익명 제보를 통해 제기된 사안"이라면서 "서울대병원이사회 회의록도 후보 모두 익명으로 다뤘고 이력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인 확인은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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