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협 환자중심의료 의대생 인식 조사 결과 공개
실습생 48.5% '안다'…실습이 '의사중심' 만든단 지적도
"실습만으로 부족…통합적인 교육과정 마련해야"

의료 현장은 '환자중심 의료 문화'를 강조하지만 교육 현장은 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었다. 이론부터 실제까지 통합적인 교과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톨릭의대와 춘천의대, 을지의대 등 공동연구팀은 환자중심의료에 관한 의대생 인식을 물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중심의료 교육 발전 방향을 최근 한국의학교육학회지(KJME)에 게재했다.

의대협이 지난 2020년 11월 17일부터 11월 27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조사에 전국 39개 의대생 604명이 참여했다. 조사 대상 그룹은 ▲예과생(의예과 1~2년생) ▲본과(의학과 1~2년생), ▲PK(실습에 참여하는 본과 3~4년생)으로 구분했다.

조사에 참여한 의대생의 50.6%가 환자중심의료에 대해 들어본 적 없거나 거의 모른다고 응답했다. 의예과 학생 54.3%는 환자중심의료에 대해 '거의 모른다'고 대답했다. 환자중심의료를 알고 있다는 대답은 36.2%였다. 본과는 41.9%가 환자중심의료를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환자중심의료를 알고 있다고 대답한 PK 비율은 48.5%였다.

의대생 55.7%가 직접 환자와 대면하는 임상 실습이 환자중심의료를 배우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특히 병원 실습을 돌고 있는 PK에서 응답률(65.0%)이 가장 높았다. 환자 사례에 대한 토론으로 배워야 한다는 응답은 25.8%였다. 환자중심의료에 대한 이론 강의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응답은 10.6%였다. 7.2%는 학교와 병원을 떠나 '사회'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임상 현장에서 의사소통 중요성을 익히려면 '환자와 의사소통을 다루는 강의(25.6%)'나 '강의 중 교수자의 언급(21.5%)'이 중요하다고 했다. '환자와 실습(11.1%)'이나 표준화환자와 실습(10.0%)'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KJME, Experiences and perspectives on patient-centered education of medical students in Korea.
KJME, Experiences and perspectives on patient-centered education of medical students in Korea.

그러나 실습 경험 여부에 따라 세부적인 지표 차이가 컸다. 예과생은 30.3%가 환자와 의사소통을 다루는 강의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봤다. 반면 임상 실습 중인 PK 가운데 16.6%만 이에 동의했다. PK는 환자와 함께하는 실습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35.0%)고 답했다. 환자와 실습을 꼽은 예과생이 0.9%, 본과생은 3.7%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예과생은 의사소통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높은 것(21.3%)도 특징이었다.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본과생은 10.6%, PK는 9.2%였다.

실습이 '의사중심적' 만들어…교육과정에 '환자중심의료' 더 다뤄야

연구팀은 의대협 설문조사와 집단 인터뷰 결과를 종합했을 때 의과 교육과정이 진행될수록 학생들이 '의사중심적'인 자세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PK는 진료 과정에서 이미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이나 사회경제적 상황을 고려하므로 환자중심의료가 실현됐다고 여겼다. 그러나 임상실습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의사가 환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

연구팀은 "임상실습이 곧장 환자중심의료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지 않는다. 여전히 절반 가까운 학생이 환자중심의료를 잘 모르고 있다. 교육과정에 더 적극적으로 이를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학생들은 강의와 교육자의 피드백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의대 교육과정에 환자중심의료 학습 시간을 적절히 배치하고 교육자가 이를 주지시키면 환자중심의료 개념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환자중심의료 교육 발전을 위해 전체 의대가 환자중심의료 교육과정에 대한 통합적인 합의와 공동개발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이 실습하는 실제 임상 현장에도 환자중심의료가 충실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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