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학회 박중원 이사장 "내과 인기 예전 같지 않다"
"전임의가 전공의 교육에 적극 참여하도록 지원해야"

내과 전공의 수련 과정이 3년으로 단축되며 짧아진 수련 기간을 극복하기 위해 수련 프로그램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내과학회 박중원 이사장은 지난 1일 발간된 내과학회지 ‘The Korean Journal of Medicine’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내과 전공의 수련과정이 3년으로 전환된 이후 교육 프로그램에서 장단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내과 전공의 수련과정은 지난 2017년부터 3년제로 단축됐다.

수련과정 단축의 장점으로 분과별 심화 수련이 전임의 수련과정으로 이월돼 전공의들이 짧은 기간 내 9개 분과를 수련할 수 있게 된 점을 꼽았다. 업무 면에서도 입원 환자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와 업무를 연차별로 균등하게 분배하는 것도 가능해졌다고 했다.

반면 의국 내 전공의 간 소통이 약화됐다고 했다. 이에 전임의와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전공의 교육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수련 기간이 짧아지며 연차별 교육 차별화가 어려워졌다. 또한 과거 상급 연차 전공의가 주도하던 의국 내 교육도 약화됐으며, 각 분과와 전공의 간 소통도 약화됐다"며 "전임의들이 분과 전문의 수련과정에서 전공의 교육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전공의 교육에 초음파 활용 등 다양한 의료 기술을 도입하고 급성기 질환뿐 아니라 외래에서 흔히 접하는 만성기 질환에 대한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전공의 수련에 새로운 의료 기술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이에 내과학회는 수년 전부터 다양한 초음파 기법,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현장초음파(point of care ultrasound, POCUS)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며 "인터넷 강의에 친숙한 젊은 세대에 맞춰 온라인 교육 자료의 질적 개선과 우수한 교수진 확보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 교육이 병동, 응급실에서 주로 접하는 급성기 질환뿐 아니라, 외래에서 흔히 접하는 질환과 급성기 이후 환자 관리에 대해서도 교육이 필요하다"며 "입원 환자뿐 아니라 외래 환자 진료에도 전공의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정착도 중요하다고 했다. 전공의 수련 기간 단축과 '전공의법'으로 정착된 80시간 근무에 의한 진료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박 이사장은 “현재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입원 환자와 응급실 진료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 내과 전공의 모집이 어려워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그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원전담전문의의 절반이 내과 전문의인 만큼 내과학회에서 입원전문전담의의 교육·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학회는 입원의학연구회를 설치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정착하기 위한 체계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내과 진료가 건강보험에서 저평가받고 있는 현실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최근 인턴과 의대생 사이에서 내과에 대한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느낀다”며 “업무량이 과도함에도 내과계 진료가 현실과 다르게 저평가받는 현실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된다. 필수 진료과인 내과가 위축되면 국민 건강에 큰 위협이 되며 의료자원 배분이 왜곡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이를 방기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내과를 살리기 위해선 건강보험에서 현저하게 저평가 받는 내과계 질환이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복지부·대한병원협회·국민건강보험공단·대한의사협회 등 여러 단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