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병동 간호사 상대적 박탈감 크다는 연구결과 나와
"감염병 상황에서 모든 간호사 대상 정책 지원 필요"

(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인력에게 지원했던 지원금과 프로그램 등이 일반 환자를 돌본 간호사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했다는 게 연구 결과로도 입증됐다. 번아웃(burnout)도 코로나19 담당 간호사보다 일반 환자 담당 간호사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이화여대 연구팀은 지난 11월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학술지 ‘HIRA Research’의 ‘코로나1와 간호사의 직무스트레스 및 소진과의 관련성’ 보고서에서 이같이 말했다.

연구진은 종합병원급 이상의 병원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와 일반 입원 환자를 간호하는 간호사 134명을 대상으로 직무 스트레스와 소진 정도를 설문조사했다. 응답자 중 67명은 코로나19 병동 간호사였으며, 59명은 일반 병동 간호사였다.

직무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선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개발한 ‘Korean Nurses' Occupational Stress Scale(K-NOSS)’을 활용했다. 설문에는 유해환경, 물리·인지·감정적 업무요구 등 직무요구 요인과 직무 자율성, 사회적 지지, 조직 지원, 보상의 적절성, 조직의 공정성 등 직무자원 요인을 묻는 문항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환자를 돌본 간호사보다 일반 환자를 돌본 간호사의 소진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진의 총점 평균을 비교했을 때, 코로나19 환자 담당 간호사는 30.06점이었으며, 일반 환자 담당 간호사는 32.85점이었다. 특히 소진의 하위 요인 중 심리적 이탈 정도가 코로나19 환자 간호군 12.22점에 비해 일반 환자 간호군이 14.37점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근속 기간과 상관없이 일반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의 소진 정도가 더 높았으며, 주간·야간근무 등 근무 형태별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일반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이 경험하는 직무 스트레스의 주요 요인으로는 보상의 적절성, 조직의 공정성이 꼽혔다.

이에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코로나19 대응인력에만 지원된 감염관리 지원금 등이 일반 환자를 간호하는 간호사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할 수 있으며, 소진과도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정부는 팬데믹 당시 코로나19 대응인력을 모집하기 위해 감염관리 지원금 등을 지급했다”며 “연봉이 가장 낮은 집단이 직무 스트레스가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듯이, 이같은 정책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일반 환자를 간호하는 간호사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펜데믹 동안 코로나19 환자를 간호하는 간호사를 위한 지지 프로그램들은 많이 나왔지만, 일반 환자를 간호하는 간호사를 위한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감염병 상황 속에서 환자를 간호하는 모든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조직적·정책적 차원의 추가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