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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혹 떼려다 혹 붙인 청소년성보호법 위헌심판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
  • 윤구현 대표(간사랑동우회)
  • 승인 2017.0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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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은 2000년 7월에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로 제정됐다. 이 법은 청소년 성매매와 관련된 자, 청소년 대상 성폭행을 처벌하고 신상을 공개하기 위한 법으로 제정됐으나 이후 처벌 대상과 내용이 확대 되고 있다.

2010년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 받은 자는 10년간 아동, 청소년 관련 교육기관에 취업을 할 수 없는 내용이 추가됐고, 이때까지 성범죄자의 아동, 청소년 관련 교육기관 취업 제한을 우려하는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이 법에 대한 구체적인 반대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12년 취업 제한 대상 기관에 의료기관이 포함되고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 받은 의료인이 대상이 되면서부터이다. 의료행위의 특성상 신체접촉이나 예민한 질문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러한 처벌이 정상적인 진료도 막아 결국 환자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의료계를 중심으로 청소년성보호법이 위헌이라는 주장이 나왔고 실제 성범죄로 처벌을 받아 의료기관을 폐업하게 되거나 공중보건의사에서 비의료기관으로 근무지를 바꾸게 된 의사들이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3월 청소년성보호법은 일부 위헌 판결을 받았고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의료계는 환영한다는 발표를 했다. 당시에도 구체적인 내용에서 우려의 의견이 있었으나 대체적인 환영 분위기에 묻혔다.

여성가족부가 11월 발표한개정안은 3년을 초과하는 징역 또는 금고형을 선고받으면 30년, 3년 이하 징역 또는 금고형이나 치료감호를 선고받으면 15년, 벌금형을 선고 받으면 6년의 범위 내에서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하고 제한 기간은 법원이 죄의 경중 및 재범 위험성을 고려해 판결로 선고하도록 했다. 위헌 소송 결과 처벌의 수위가 더 강해진 것이다. 당연히 의협을 중심으로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런데 청소년성보호법 위헌 판결을 꼼꼼히 보았다면 충분히 예측되는 개정안이었다. 당시 판결은 성인대상 성범죄자라 하더라도 잠재적 성범죄자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했다. 다만 일률적인 10년 취업제한은 정도가 지나치므로 개별적인 심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의료계의 일반적인 반발은 왜 다른 전문직은 제한하지 않으면서 유독 의료인만 제한하느냐이다. 법을 보면 실제 제한을 두는 기관은 18항으로 구분하고 있고 의료기관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국회의원, 공무원, 변호사 등 사회적인 영향이 더 큰 업종을 제한하지 않는 것으로 차별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나 이 법은 사회적인 영향력에 따라 제한을 두는 것이 아니다. 아동·청소년과 밀접한 관계를 맺거나 아동·청소년과 위력 관계가 맺어질 가능성이 있거나, 신체접촉이 가능한 장소를 제한할 뿐이다. 공공주택의 경비도 이 법의 취업 제한 대상이다. 의사 중에도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거나 아동·청소년이 이용하지 않는 의료기관도 많아 이들에 대한 제한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법에서도 학원과 체육시설은 아동·청소년의 이용이 제한되면 적용되지 않는다. 무도학원, 무도장, 청소년실이 없는 노래방 등 청소년출입·고용금지업소는 괜찮다는 것이다. 청소년 출입이 금지된 의료기관이 생기지 않는 한 예외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청소년보호법 보다 강력한 제한을 두는 것은 사회복지사업법이다. 사회복지사업법은 벌금형 이상의 성범죄자들은 사회복지법인, 사회복지시설에 10년간 취업이 금지되며, 시설이용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금고형 이상이면 평생 취업이 제한된다.

의료계의 반발과는 달리 다른 직역에서는 이 법에 대한 별다른 반대가 없다. 사회복지계는 현행법에 불만을 표하지 않으며 오히려 인권단체들은 사회복지사업법의 제한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법의 계기가 2011년 개봉된 ‘도가니’라는 영화로 알려진 청각장애인학교의 성폭력 사건때문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는 일이다.

이 법을 걱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범죄가 피해자의 주장이 많이 참고 되며 무고가 흔하다는 것일 것이다. 작년만 해도 필자가 기억하는 것만 다섯 명의 남자 연예인들이 성폭행 누명을 쓰고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알려지지 않은 사건은 더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청소년성보호법에서 의료기관과 의료인이 빠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최장 30년인 취업제한 기간에 대해 위헌심판을 청구할 수 있겠으나 성인대상 성범죄가 포함되는 것, 아동·청소년을 진료하지 않는 의료인을 예외로 두는 개정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번 위헌심판이 결국 취업제한의 수위를 더 높인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2007년 수면내시경 환자들을 성폭행한 의사는 5년형을 받았고 출소 후 다시 병원을 열었다. 작년 수면내시경환자를 상습적으로 성추행 한 검진기관센터장은 1심에서 3년6개월의 금고형을 받았고 상급심에서 3년이내를 받을 가능성도 크다. 3년형 이상의 성범죄는 매우 중하다. 사회복지사업법처럼 개정되면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금고형 이상의 성범죄는 평생 취업이 제한된다. 대신 무고죄의 처벌 수위는 높아져야 한다.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은 너무 약하다.

윤구현 대표(간사랑동우회)  laophil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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