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동승…“환자 이송도 병원 수준 안전 필요”

인공호흡기와 체외막산소공급기(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or, ECMO) 치료를 받고 있는 50대 여성 환자. 이 환자는 약물주입펌프로 항생제와 진통제 등 여러 약물을 투여 받고 있으며 수액 도관, 비위관, 도뇨관 등을 달고 있다. 이런 중증응급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려면 일반 구급차로는 힘들다.

이 환자는 서울대병원이 서울시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서울형 중환자 병원 간 이송서비스(Seoul Mobile Intensive Care Unit, SMICU)’를 이용해 안전하게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

25일 대한응급의학회에 따르면 SMICU를 이용한 중증응급환자는 1년 만에 500명을 돌파했다. 10월말 현재 증증응급환자 503명이 SMICU를 이용해 안전하게 이송됐으며 이들 중 32%가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환자들이었다.

SMICU를 이용한 중증응급환자 중에는 인공호흡기 적용 환자 다음으로 심정지 후 소생 환자가 10%였으며 급성심근경색증 환자 7%, 급성뇌졸중 환자 7%였다.

행려 환자나 무연고자인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한 경우도 32건이었다.

24시간 운영되는 SMICU는 구급차에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 응급구조사가 동승하며 인공호흡기, 제세동기, 환자감시장치, 약물주입펌프 등 전문의료장비도 갖추고 있다.

때문에 이송을 원하는 병원 의료진이 구급차에 동승하거나 장비를 대여할 필요가 없다. 추가적인 경제 부담도 없다.

SMICU 출동은 서울대병원 당직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이송이 필요한 환자의 주치의로부터 연락을 받은 후 의학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한다.

원칙적으로 요양원, 요양병원, 재활병원, 정신병원 이송은 하지 않으며 환자 수용 병원이 결정되지 않은 경우에도 출동하지 않는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이경원 교수는 “환자나 보호자가 전화로 문의하는 경우 해당 환자의 주치의가 전화 요청을 해주기를 권유하고 있다”며 “중증응급환자의 경우 환자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야말로 안전한 병원 간 이송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인공호흡기와 ECMO, 수많은 약물주입펌프, 환자감시장치 등을 몸에 주렁주렁 달고 있던 50대 여성은 주치의 연락을 받고 SMICU 의료진과 중증응급환자 전문 구급차를 통해 안전하게 이송됐다”며 “이후 정상적으로 회복해 퇴원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병원 환경에서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일반 병실에서 제공되는 최고 수준의 환자 안전과 의료 질을 병원 간 이송 중인 환자에게도 그대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중증응급환자의 경우 더 그렇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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