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바이러스량 측정 3개주만 가능…소아 치료제도 부족
국경없는의사회 "다양한 이해관계자 노력 강화해야"

국제 인도주의 의료구호 단체인 국경없는 의사회가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지난 1990년대부터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진행 중인 HIV·에이즈 예방 활동을 소개했다(사진제공: 국경없는 의사회).
국제 인도주의 의료구호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가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지난 1990년대부터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진행 중인 HIV·에이즈 예방 활동을 소개했다(사진제공: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인도주의 의료구호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가 12월 1일 ‘세계 에이즈(AIDS)의 날’을 맞아 HIV·에이즈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에 대한 국제적 지원을 호소했다.

국제연합(UN) 산하 에이즈 전담기구인 유엔에이즈계획(UNAIDS)에 따르면 콩고 내 HIV 양성 인구는 50만명이 넘고 5명 중 1명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에이즈로 1만4,000명 이상 사망했고 신규 HIV 확진자도 2만여명이나 발생했다. 지난 2000년대 초까지 매년 5만명에서 20만명이 HIV로 사망했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따르면 콩고 내 치료 센터가 문을 연 지난 2002년 5월에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당시 100만명 이상이 HIV 양성이었음에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제인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antiretroviral therapy, ART)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콩고 수도 킨샤샤에 HIV 양성 환자를 위한 무상 진료를 제공하는 최초의 치료 센터를 개설했다.

국경없는의사회 마리아 마샤코(Maria Mashako) 의료코디네이터는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HIV는 사형 선고와 다를 바 없었다”며 “대부분의 환자들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고, 심지어 국경없는의사회 센터에도 초창기에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가 아닌 증상 치료만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 보건소와 병원을 무료 선별 검사와 치료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20년간 킨샤샤의 30여개 의료기관이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받았다.

환자 네트워크와도 협력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 배급소도 설치했다. 현재 8개 지역에 17개 배급소가 설치돼 있으며, 환자 1만명 이상이 배급소를 통해 치료제를 받고 있다.

또한 소수 의사만 처방 가능했던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를 간호사들도 처방하고 환자를 추적할 수 있는 치료 모델을 만들어 의료 종사자를 교육했다. 이에 킨샤샤에서만 1만9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무상으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10년 동안 콩고의 HIV·에이즈 치료가 큰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모든 환자가 치료를 받기 위한 국가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지원이 충분치 않다고 했다.

현재 콩고에서 환자의 HIV 바이러스 양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보유한 주는 3개주에 불과하다. 또한 소아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가 부족해 HIV 양성인에게서 태어난 아동의 4분의 1이 예방 조치를 받을 수 없으며, HIV에 감염된 아동 중 3분의 2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마샤코 의료코디네이터는 “지난 2008년 진행성 HIV 치료를 전담하는 입원실을 설립한 후 지난 수년간 병상을 2배로 늘렸지만 모든 환자를 수용하려면 텐트로 임시 병동을 마련해야 한다"며 "여전히 콩고의 HIV·에이즈 치료에 대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노력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콩고에서 HIV를 퇴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 가지 소원은 20년 후 국경없는의사회가 이 곳에 남아있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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