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백·세브란스·용인세브란스병원 연구팀, 알츠하이머 악화 요인 분석

(왼쪽부터)상계백병원 신경과 정승호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정석종 교수,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사진제공: 인제대 상계백병원)
(왼쪽부터)상계백병원 신경과 정승호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정석종 교수,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사진제공: 인제대 상계백병원)

국내 의료진이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perivascular space dilation)’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저하가 연관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경과 정승호 교수와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정석종 교수,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아밀로이드 PET 영상 검사 결과와 MRI 뇌 영상 결과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Neurology’ 10월호에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은 뇌 MRI를 찍을 때 흔히 발견되며, 뇌의 노폐물과 독소를 청소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경우 발생한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서 아밀로이드 PET 영상 검사를 통해 아밀로이드 침착이 확인된 알츠하이머병 환자 208명이 시행한 뇌의 기저핵, 난형중심, 해마 부위 MRI 영상을 분석해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 정도를 확인했다.

또한 ‘간이 정신 상태 평가(Mini-Mental State Exam)’를 1년 간격으로 2회 이상 시행한 알츠하이머병 환자 158명에게서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이 인지 점수 저하 속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 난형중심 부위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 정도가 심한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인지점수가 0.58점씩 빠르게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왼쪽부터) 기저핵, 난형중심, 해마 부위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이 심한 환자의 뇌 MRI 영상(사진제공: 인제대 상계백병원)
(왼쪽부터) 기저핵, 난형중심, 해마 부위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이 심한 환자의 뇌 MRI 영상(사진제공: 인제대 상계백병원)

연구팀은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 정도에 대한 진단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인지 기능 저하의 예후를 예측하고 진행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승호 교수는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과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연관성은 기존 연구에서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이 확인된 환자에게서 종단 분석을 통해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이 인지 저하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정석종 교수는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은 뇌 MRI를 찍으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영상 소견”이라며 “알츠하이머병 환자 진료 시 비교적 간단하게 인지기능과 관련된 예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이 발생했다는 것은 뇌의 노폐물과 독소를 청소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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