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명확한 근거 없이 막연한 우려로 비대면진료 반대
"환자 중심 의료 접근성과 편의성 등 비대면진료 이점 봐야"

KHC 2022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막연한 우려 대신 비대면진료로 환자가 누릴 이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의사).
KHC 2022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막연한 우려 대신 비대면진료로 환자가 누릴 이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의사).

비대면진료 도입 논의가 막연한 우려로 점철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면진료가 가진 한계를 직시하고 그 보완책으로서 비대면진료를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0일 대한병원협회가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개최한 ‘‘The 13th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2(KHC 2022)’에서 전문가들은 환자 관점에서 비대면진료 이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법무법인 세승 김선욱 변호사는 의료계가 추상적인 위험에 기대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진료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권위적이고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진료는)환자와 의사의 사적이고 자유로운 계약인데 무조건 병원에 오라고 하는 것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이자 진료선택권, 계약의 자유를 제한한다. 무엇을 제한하려면 명분과 정확한 통계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비대면진료에 반대하는 논리는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의사가 의료의 주어가 되는 것은 낡은 개념이다. 환자, 소비자 입장에서 봐야 한다. 비대면진료 논의는 환자 안전을 우선시한다면서 실질적으로는 환자 자기결정권을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환자를 '주어'로 놓고 비대면진료로 환자가 누릴 이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대면진료도 오진과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 추상적인 개념에 의지해 환자에게 (의사의 선택을) 따르라고 하는 것은 후진적 방식이다. 권위주의적이고 의사 위주, 공급자 위주 의료를 바꿔야 한다. 옳고 그름이 아니라 환자가 더 편한 방식으로 의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초점에서 비대면진료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장내과 전문의인 대한병원협회 박진식 사업위원장(세종병원) 역시 비대면진료가 환자들이 고민하는 접근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대면진료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법"으로서 비대면진료를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초진과 재진 사이에 증상 변화나 치료 시점을 놓치는 환자가 드물지 않다. 의사가 왜 이제 왔냐고 물었을 때 환자는 '내 상황이 되어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도 전체 환자 40%가 보호자 없이 단독으로 병원 방문이 어렵다. (고령화로 인한) 신체적 한계 때문이다. 고령 환자를 부양할 보호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 나이가 들어 병원에 오지 못하는 환자를 위해선 비대면진료가 유일한 답"이라고 했다.

비대면진료 도입이 절실한 시점에 의료계가 명확한 근거 없이 비대면진료를 위험하다고 규정짓고 피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은 "비대면진료는 시·청·촉·탁을 활용할 수 없다고 하는데 대면진료도 시·청·촉·탁을 다 활용하는 경우는 15~20% 정도다. (비대면진료처럼) 대부분 듣기와 보기로 진료한다"면서 "대면진료는 시·청·촉·탁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는데 이를 근거로 비대면진료가 불완전하고 안전하지 않다고 규정할 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대면진료로 잃는 것도 있지만 대면진료로 우리가 손해 보는 것도 있다. 대면진료의 한계와 환자 안전 위험도 함께 고려하는 게 균형 잡힌 논의다. 대면진료의 위험성을 고찰하고 그 한계를 보완하는 방법으로서 비대면진료를 더 긍정적으로 검토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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