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ASCO Plenary서 ARC-7 연구 4번째 분석 결과 발표 예고
포화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시장에 도전장 내밀어

항 TIGIT 항체 '돔바날리맙(Domvanalimab)'을 개발 중인 길리어드가 동일 기전의 후보물질 중 선발주자로 꼽히는 로슈 '티라고루맙(Tiragolumab)'의 최근 성과에 맞불을 놨다.

길리어드는 최근 진행 중인 2상 임상 ARC-7 연구의 4번째 중간 분석 결과에서 '돔바날리맙'을 포함한 2개 시험군이 항 PD-1 항체 '짐베렐리맙(Zimberelimab)' 단독요법군과 비교해 무진행생존(PFS)을 포함한 모든 효능 지표에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해당 연구의 구체적인 분석 결과는 오는 12월 20일 진행되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월간 플레너리 시리즈(Monthly Plenary Series)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ARC-7 연구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돔바날리맙 + 짐베렐리맙' 병용요법, '돔바날리맙 + 짐베렐리맙 + 에트루마데난트(etrumadenant, A2a/A2b 수용체 길항제)' 병용요법 및 '짐베렐리맙' 단독요법을 평가한 2상 임상시험이다.

EGFR이나 ALK 변이가 없고, PD-L1 TPS가 50% 이상인 150명의 환자가 각 군에 1:1:1로 무작위 배정됐으며, 1차 평가변수로는 객관적반응률(ORR)과 PFS가 공동으로 설정됐다.

길리어드에 따르면, 4번째 중간 분석 시점에는 133명의 환자가 최소 13주의 추적관찰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돔바날리맙'은 길리어드가 작년 아르쿠스 바이오사이언스(Arcus Biosciences)로부터 공동 개발권을 취득한 항 TIGIT 항체 후보물질이다.

항 TIGIT 항체는 항 PD-(L)1 항체와의 병용약물로서 현재 가장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치료제로, 최근 분석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약 15개 후보물질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소세포폐암은 두 기전의 약제간 조합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암종으로, 현재 3기 및 4기 비소세포폐암에서 진행되고 있는 항 TIGIT 항체 임상시험은 약 12개(5개 후보물질)에 이른다(표).

그 중에서도 4기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대한 연구는 8개이며, 가장 선두에 서 있는 후보물질은 로슈가 개발 중인 '티라고루맙'이다.

'티라고루맙'은 PD-L1 TPS가 1% 이상인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에 항 PD-L1 항체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의 조합을 평가 중이다.

가장 최근 업데이트된 2상 임상 CITYSCAPE 연구에 따르면 추적관찰기간 중앙값 2.5년 동안 '티라고루맙 + 티쎈트릭' 병용요법군이 기록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23.2개월로 '티쎈트릭' 단독요법군의 14.5개월과 비교해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

특히, '티라고루맙 + 티쎈트릭' 병용요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PD-L1 TPS가 50% 이상인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혁신치료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으로 지정 받았는데, 최근 업데이트된 CITYSCAPE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PD-L1 TPS가 50% 이상인 환자 코호트에서는 '티라고루맙 + 티쎈트릭' 병용요법군과 '티쎈트릭' 단독요법군의 mOS가 각각 30개월 대 12.8개월로 더 극적인 차이를 보여 후속 개발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슈 '티라고루맙'과 비교하면 길리어드 '돔바날리맙'은 몇 가지 불리한 면이 존재한다. 먼저 두 약제 모두 2상 임상시험 단계지만 추적관찰 기간만 보아도 '티라고루맙'이 크게 앞서 있다.

또한 병용약물인 항 PD-(L)1 항체의 입지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티라고루맙의 병용약물인 '티쎈트릭'은 이미 4기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기허가 약제이지만, 돔바날리맙의 병용약물인 '짐베렐리맙'은 현재까지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은 국가가 중국에 불과하다.

더욱이 '짐베렐리맙'이 미국 등 글로벌에서 허가를 받는다 해도 이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티쎈트릭' 등이 선점한 4기 비소세포폐암 1차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티라고루맙'과 '돔바날리맙'은 제약사의 영업·마케팅 역량에서도 큰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로슈는 항암제 분야의 전통적인 강자로 대부분의 파이프라인 역시 항암제에 점철돼 있지만, 길리어드는 지금까지 항 바이러스제 분야에 주력해 온 기업으로 항암제 시장에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딛은 상태이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은 반응률, 화학요법과의 병용 등 기존 항 PD-(L)1 항체 기반 치료법이 가진 미충족 수요를 메꿀 수 있다는 점에서, '티라고루맙'과 '돔바날리맙'이 연이어 발표한 긍정적인 데이터는 항 TIGIT 항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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