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루닛 인사이트 MMG' 대규모 전향적 연구 결과 발표
“AI와 전문의 1명 조합이 전문의 2명 진단보다 암 발견율 높아”

[시카고=김찬혁 기자] “의료 인공지능(AI)을 암 검진에 활용하면 뭐가 얼마나 좋나요?”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들이 그동안 답하지 못한 질문에 루닛이 답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암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는 형식적인 답변을 내놓는데 그쳤지만, 루닛은 실제로 높아진 암 발견율 등이 담긴 대규모 전향적 연구 결과를 공개하면서 의료 체계로의 편입 가능성을 제시했다.

RSNA 2022 루닛 홍보 부스에서 참관객들이 루닛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을 살펴보고 있다. 
RSNA 2022 루닛 홍보 부스에서 참관객들이 루닛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2022년 북미영상의학회 연례학술대회(RSNA 2022)에서 루닛의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 관련 RWD(리얼월드데이터)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앞서 해당 연구 결과는 RSNA 내 '구연 발표(Oral Presentation)'로 선정됐다. 단, 학회 방침에 따라 구연 발표 현장의 촬영은 제한됐다.

이날 발표를 맡은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 소속 프레드릭 스트랜드(Fredrik Strand) 박사에 따르면, 연구팀은 2021년 4월 1일부터 2022년 6월 9일까지 15개월 동안 루닛 인사이트 MMG를 활용해 유방암 검진을 받은 스웨덴 여성 5만5,579명을 대상으로 암 검진율과 암 재검율을 비교 평가했다.

스트랜드 박사 연구팀은 유방암 검진 시 영상의학과 전문의 2명이 '이중 판독(Double reading)'을 해야 하는 일부 유럽 국가의 암 검진 환경에 맞게 ▲전문의 2명 ▲루닛 인사이트 MMG+전문의 1명 ▲루닛 인사이트 MMG 단독으로 진단하는 경우로 나눠 각각의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수검자 1,000명당 암 발견율(Cancer Detection Rate, CDR)은 루닛 인사이트 MMG+전문의 1명이 4.3, 전문의 2명이 4.1, 루닛 인사이트 MMG 단독이 4.1로 나타났다.

루닛 인사이트 MMG와 전문의 1명을 결합한 경우가 전문의 2명이 판독한 경우보다 암을 더 많이 발견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루닛 인사이트 MMG 단독으로 판독하더라도 전문의 2명이 판독한 것과 비교해 암 발견율이 열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존 유방암 진단 보조 AI 솔루션 연구가 후향적 연구(Retrospective Study)였던 데 반해 이번 연구는 전향적 연구(Prospective Study)로, 통계적,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각 검사 방법의 암 재검률(Recall Rate, RR)을 비교하기도 했다. 재검률은 재검사를 위해 환자를 의료 기관에 다시 부르는 비율을 뜻한다. 그 결과, 수검자 1,000명당 재검률은 루닛 인사이트 MMG+전문의 1명이 28.0, 전문의 2명이 29.3, 루닛 인사이트 MMG 단독이 15.5로 나타났다.

루닛 인사이트 MMG와 전문의 1명을 결합한 경우, 전문의 2명이 판독한 경우보다 재검율이 낮았다. 여기에 더해 루닛 인사이트 MMG 단독으로 판독한 경우, 전문의 2명이 판독하는 경우보다 재검률이 현저히 낮았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은 재검사가 늘어나면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부담이 가중되며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암 발견율이 동일하다면 낮은 재검률이 바람직한 결과로 풀이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재검율 수치가 반드시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번 재검율 결과에 대해 스트랜드 박사는 두 명의 전문의 또는 AI와 전문의가 서로 다른 판독 결과를 내놓을 경우 환자를 다시 불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며, 전문의 1명과 전문의 2명의 재검율을 비교하더라도 전문의 1명이 판독하는 경우가 재검율이 더 낮다고 부연했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 암 검진 이중 판독을 법제화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루닛 본사에서 열린 '초청 강연회'에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 프레드릭 스트랜드(Dr. Fredrik Strand·무대 중앙) 박사가 참석해 루닛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루닛)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루닛 본사에서 열린 '초청 강연회'에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 프레드릭 스트랜드(Dr. Fredrik Strand·무대 중앙) 박사가 참석해 루닛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루닛)

이날 스트랜드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의 한계와 앞으로의 추가 연구 필요성도 언급했다.

스트랜드 박사는 이번 연구가 ▲이중 판독을 강제하는 일부 검진 환경에 맞춰 설계됐다는 점 ▲검사 기기가 ‘루닛 인사이트 MMG와 필립스 유방 촬영술(Mammography) 기기’라는 특정 기업‧장비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 ▲인종별 유전적 특성이 고려사항으로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일부 특이적 암종에 대한 서브 그룹을 구성하기에는 모집 수가 적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암 진단 보조 AI 전반으로 확대하기에는 이르며, 타 지역에서도 암 진단 보조 AI의 효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스트랜드 박사는 "유럽과 호주 등 많은 국가에서는 유방암 진단 시 의사 2명이 최종 판단을 하게 되어 있으나 현재 이들 국가들은 영상의학과 전문의 부족(Shortage)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전향적 연구는 의사 한 명의 역할을 AI가 대신함으로써 총 의료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보험수가 획득 및 유방암 검진에 AI가 널리 사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루닛은 RSNA 2022에 총 12편의 연구초록을 제출해 이 가운데 8편을 구연 발표(Oral PT)하고, 4편을 포스터로 발표했다. RSNA는 미국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에서 27일부터 오는 12월 1일까지 5일간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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