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소방본부와 MOU 체결…12월부터 외상환자 진료
훈령 개정으로 민간인 외상환자 입원·외래도 가능
김남렬 센터장 "군 의료 인식 개선 위해 노력하겠다"

국군외상센터가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와 MOU를 맺고 오는 12월부터 민간 외상 환자를 국군외상센터에서 치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군외상센터가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와 MOU를 맺고 오는 12월부터 민간 외상 환자를 국군외상센터에서 치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군외상센터가 오는 12월부터 민간인 외상 환자 진료를 시작한다. 우선 경기도 남부권에서 발생하는 외상 환자부터 담당한다.

국군외상센터 김남렬 센터장은 28일 청년의사와의 통화에서 오는 12월부터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와 MOU를 맺고 민간인 외상 환자를 치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MOU를 통해 경기도 하남, 성남, 광주, 용인, 안성 등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중증외상환자 중 일부가 국군외상센터로 이송된다.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인 아주대병원에서 병상 부족 등으로 환자를 받지 못하면 국군외상센터가 맡는 형태다. 6개월 시범사업 후 적용 범위를 경기도 전역으로 넓힐 예정이다.

김 센터장은 “오는 12월부터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중증외상환자 중 아주대병원이 수용하지 못하면 국군외상센터로 이송된다”며 “아주대병원은 경기도 남부 중증외상환자의 50%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으며, 환자가 몰려 '바이패스(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국군외상센터로 환자를 이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소방서를 찾아다니며 국군외상센터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도 펼치고 있다. 오는 12월 12일에는 구급대원들을 초청해 투어도 진행한다. ‘군 병원’은 시설이 낙후됐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다.

김 센터장은 “소방서 구급대원들을 직접 만나며 국군외상센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옛날에 낙후됐던 군 병원에 대한 편견이 크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준비됐다 하더라도 구급대원이 국군외상센터에 대해 잘 모른다면 환자를 이송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홍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에 국방부도 기대를 걸고 있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중 국군외상센터의 단계적 확대 운영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지난 1일 ‘국방 환자관리 훈령’을 개정해 국군외상센터의 기능을 확대하고 민간 외상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개정된 훈령 제98조의3에 따르면 민간 외상 환자에 한해 응급조치, 수술, 입원치료, 검사 및 외래 진료 등을 지원할 수 있다.

김 센터장은 “국방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사업이다. 국군외상센터 정상화가 이번 정부 100대 과제에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며 “군인을 위한 시설이지만, 군인도 결국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기 때문에 국군외상센터에서 직접 국민을 진료해야 한다”고 했다.

군 시설을 민간에 개방하면 군인이 소외될 수도 있다는 지적에는 “민간인 비율을 무작정 늘린다는 것이 아니라, 군인 외상환자를 우선 진료하고 남은 부분을 활용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군외상센터 정상화를 위해 이제 첫 발을 내디뎠지만, 인력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의사 인력뿐 아니라 사무 인력도 필요하다.

김 센터장은 “이제까지는 군인에게 무료로 진료했는데, 민간인 환자를 받으면 보험·진료비 심사 등 사무를 처리할 인력도 보강해야 한다”며 “현재 의사가 8명인데, 내년에 10명 충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근무 의사를 밝힌 의사도 3명 있다. 마취통증의학과, 신경외과 등 부족한 부분도 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력 수급을 더 원활하게 하려면 국군외상센터에서 직접 민간인 의사를 채용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그러려면 보수를 올려야 하는데, 국방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방부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국가기관 특성상 예산 요청도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국군외상센터의 민간인 외상환자 진료를 시작으로 군 의료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국군외상센터에서 더 많은 외상환자를 치료하려면 군 병원이 믿을만하다는 인식도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부터 대국민 홍보도 시작한다”며 “국방부도 군 의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국군외상센터를 하나의 아이콘으로 삼으려고 한다. 신뢰를 기반으로 군 의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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