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백혈병 투병 중이던 정훈이 작가 5일 별세…7일 발인
20년간 청년의사에 만화 '쇼피알’ 연재…975회를 끝으로 중단

지난 20년간 매주 청년의사를 통해 독자들과 만났던 ‘쇼피알’의 만화가 ‘정훈이’(본명 정훈) 작가가 급성 백혈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 향년 50세로 5일 세상을 떠났다.

정훈이 작가는 지난 연말 감기 증상으로 동네의원을 찾았다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 가장 밥 많이 먹는 환자’라고 씩씩하게 투병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지만 끝내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25년간 ‘씨네21’ 연재를 끝내고 열었던 ‘정훈이 만화, 영화와 함께 뒹굴뒹굴 25년’ 전시회에서 청년의사와 만난 정훈이 작가는 “늘 독자들 마음속에서 묵묵히, 그 자리에서 만화를 그리고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생전 정 작가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남기남’ 캐릭터를 탄생시킨 정훈이 작가는 지난 1995년 영챔프에 '리모코니스트' 단편으로 데뷔한 후 독특한 유머와 촌철살인의 풍자로 26년 동안 '트러블 삼국지', '정훈이 만화' 등 다양한 만화를 그려냈다.

지난 2002년 1월 7일부터는 세대를 아우르는 유머 감각으로 만화 '쇼피알'을 통해 매주 청년의사 독자들과 함께 했다.

의료계의 주요 이슈부터 마음이 따뜻해지는 환자와의 에피소드, 의과대학 족보 변천사 등 의사들의 세계를 가감 없이 드러내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 5월말 1,000회를 앞두고 있었지만 병마로 쇼피알은 2021년 12월 3일 시즌2 475회(시즌1부터 975회) 이후 연재가 중단됐다.

정 작가의 쾌유와 쇼피알이 재개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정 작가를 응원하는 독자들이 힘을 보태 지금까지 그려온 쇼피알을 두권의 만화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하지만 더 이상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없게 됐다.

정훈이 작가의 976번째 쇼피알은 만날 수 없지만 별이 된 그의 작품들이 오래오래 독자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기를 바라며 청년의사는 독자들과 함께 정훈이 작가의 명복을 빕니다.

빈소 계명대 동산병원 백합원 5호실, 발인 7일 낮 12시30분. 053-258-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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