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 양성자치료센터 ‘암 정복’ 전략 …“다학제 진료 중요”
티센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에 양성자 병합치료 내년 초 임상
양성자 치료 여전히 ‘좁은 문’…“치료 유지될 만큼 수가 필요”
박희철 양성자치료센터장 “양성자 치료로 암 치유로 한 걸음 더"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이 암 환자들의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양성자 치료로 암 정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국립암센터에 이어 두 번째로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한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5,000례를 달성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이외에 다른 기관에서는 달성된 사례가 없다. 삼성서울병원은 양성자치료실 2개로 이같은 성과를 냈지만 메이요 클리닉은 4개 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2부제로 운영 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에서 하루 최대 치료할 수 있는 인원은 50여명이다. 연간 치료 건수는 1만2,000여건이지만 환자마다 치료 횟수가 달라 연간 치료 환자 수는 900명 정도다.

최근에는 양성자 치료 경험이 축적되면서 하루에 조사할 수 있는 방사선량을 점차 높여줄 수 있게 됐다. 이에 전체적인 치료 횟수도 짧아져 간암은 평균 9.7회, 폐암은 14.1회, 두경부암은 15.2회로 치료 기간도 2~3주로 단축됐다.

삼성서울병원은 양성자치료센터의 이같은 치료 성과는 ‘다학제 진료’의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했다. 박희철 양성자치료센터장은 “양성자 치료만으로 천지가 개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학제 진료 역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청년의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항암치료와 양성자 치료를 병합해 치료 효과를 높이려는 임상연구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박희철 양성자치료센터장은 “수술도 안 되면서 방사선이나 항암제도 애매한 ‘회색지대’를 양성자 치료가 조금씩 지워나가는데 도움이 된다"며 다학제 진료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박희철 양성자치료센터장은 “수술도 안 되면서 방사선이나 항암제도 애매한 ‘회색지대’를 양성자 치료가 조금씩 지워나가는데 도움이 된다"며 다학제 진료 중요성을 강조했다.

간암 환자의 치료율 개선을 위해 진행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인 ‘티센트릭’과 표적항암제인 ‘아바스틴’ 병용요법에 양성자 치료를 더한 병합치료 임상시험을 오는 2023년 초부터 시작할 예정이라는 것.

박 센터장은 “수술도 안 되면서 방사선나 항암제도 애매한 ‘회색지대’를 양성자 치료가 조금씩 지워나가는데 도움이 된다. 수술과 방사선, 항암치료, 양성자 치료를 병합해 그 회색지대를 지워나가는 작업”이라며 “다학제 진료가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회색지대를 병합치료로 줄여나감으로써 암 때문에 치유 못하고 고통 받는 비율을 줄일 수 있다”며 “수술과 방사선, 항암치료 간 협업 기회가 점점 넓어지면서 회색지대를 지워나가는 효과가 커졌다”고 했다.

박 센터장은 “6년간 치료를 해보니 표적항암제처럼 양성자 치료 효과가 높을 만한 사람이 누구인지 마커를 찾아 선별해 치료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가이드라인을 지켜 처방했는데도 특정 환자에서 격렬한 반응이 나온 경험이 있다. 기초연구가 더 필요하다”고도 했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전체 양성자 치료 환자 중 10%를 차지하는 소아암 환자의 경우 다학제 진료로 장기생존율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양성자 치료 연구로 국내외 유수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만 총 59편으로 52편은 SCI/SCIE급 저녈에 게재됐다. 구체적으로 임상연구가 33편, 방사선물리생물 26편, 간암 10편, 폐암 9편, 소아 관련 6편 등이다.

양성자 치료 여전히 ‘좁은 문’…“치료 유지될 만큼 수가 必”

양성자 치료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양성자를 도입하는 의료기관들이 늘어야 하지만 비용 부담으로 진입장벽이 높아 치료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치료와 기기 유지에 투입되는 자원이 상당한 만큼 이에 대해 보상도 필요하다고 했다.

박 센터장은 “전체 방사선 치료 받는 환자가 연간 8만여명이다. 그 중 10~15% 정도인 약 8,000명은 양성자 치료를 받으면 좋아질 수 있는 환자다. 삼성서울병원과 국립암센터 연간 치료인원인 900명과 500명을 제외한 나머지 6,600명도 양성자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다른 병원에서도 (양성자 치료에) 진입을 해줘야 하지만 추가 진입이 불가능하다”면서 “조심스럽지만 명확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수가체계 상 치료시설이 유지될 만큼은 수가가 보장돼야 한다. 삼성서울병원이 근근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병원들은 진입이 불가능한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박 센터장은 “방사선 치료 수가 재개정 작업이 있을 예정이다. 재분류 작업 과정에서 현실적인 수준으로까지는 수가가 올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아시아 양성자 치료 네트워킹…대규모 임상연구 구심점 구축

삼성서울병원은 양성자치료센터 운영 노하우를 공유해 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국립암센터와 올해 초 양성자 치료와 연구 분야 협력을 공고히 하고자 마련한 협약체결을 토대로 아시아 국가로 양성자 치료 네트워킹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삼성서울병원으로 의료진 연수 교육을 다녀간 대만 카오슝 장경병원과 오는 12월 양성자치료센터 오픈을 앞두고 지난 9월 연수 교육을 다녀간 싱가폴 국립암센터, 일본 국립암센터 동병원 등 협력 플랫폼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것.

박 센터장은 “양성자치료센터 개소 당시 준비 과정에서 이미 환자 치료를 하고 있었던 국립암센터 의료진으로부터 많은 자문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도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센터가 이룬 큰 성과만큼 쌓여진 경험과 실력을 토대로 양성자 치료를 시작하는 기관에 교육을 제공하고 양성자 치료에 대한 전문성을 확산하고자 한다”며 “국내에서도 많은 의료기관에 양성자 치료 시설이 생기고 국내 암 환자 진료의 포트폴리오가 좀 더 내실 있게 변화할 수 있도록 양성자치료 경험을 학계에 활발하게 발표하고 연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등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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