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의 원장 “의료원 변화 촉발하는 계기 되길”
의사노조 등 TF 구성 통한 정상화 방안 추진 요구

성남시의료원 전경(사진출처: 성남시의료원 홈페이지).
성남시의료원 전경(사진출처: 성남시의료원 홈페이지).

이중의 성남시의료원장이 건강상 이유로 사임을 표명하면서 의료원 정상화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남시의료원 내에서는 바로 TF를 구성해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들이 말하는 정상화 방안에는 성남시가 추진하는 민간 위탁 운영은 없다.

하지만 신상진 성남시장이 위탁운영 의지를 확고히 밝힌 만큼 성남시의료원의 자체 정상화 추진 과정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의료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18일 내부 소식망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원장은 오는 31일까지만 업무를 수행하고 원장직에서 물러난다. 지난 2019년 성남시의료원 초대원장으로 취임한 이 원장은 올해 4월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이 원장은 ‘퇴임 인사말’을 통해 “퇴진을 요구하던 분들에게는 당연히 희소식이 되겠지만 다른 직원 분들에게 의료원의 희망찬 변화를 촉발하는 좋은 계기로 삼아지길 바란다”고 운을 뗐다.

이 원장은 사임 이유에 대해 “신부전에 시달리던 여동생에게 작년 말 신장 이식 공여를 했는데 최근 저 자신의 신장 기능이 저하되고 전신 상태가 나빠져 원장직을 더 이상 잘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의료원은 매우 힘든 과정을 지나고 있다”며 “우리가 힘을 합쳐 슬기롭게 대응한다면 이 어려움은 극복될 것이고 극복되는 시점부터는 진정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어려운 시기 저만 빠져나가는 모양새여서 송구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무능한 원장이 없어지면서 새로움을 추구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길 수 있다”며 “최고의 공공 종합병원으로 만들어 가는 여정을 흔들림 없이 지켜 가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간 이 원장의 퇴진을 요구해 오던 성남시의료원 의사노동조합 등 내부 구성원들은 신 시장이 위탁운영 의지를 고수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각도에서 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즉각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성남시의료원에 대한 기대가 되살아나지 않을 경우 의료원을 떠나는 의사들이 더 늘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에 의료원 내부에서는 신 시장이 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의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해주길 바라는 상황이기도 하다.

성남시의료원 관계자는 “이제 곧 리더십 공백기가 발생한다. 원장이 퇴진하면 권한 대행은 의무부원장으로 넘어가지만 의무부원장이 책임있게 조직을 이끌고 추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의료정상화를 위한 TF 구성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TF는 기존 보직자 중심이 아닌 노조나 시민단체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꾸리고 새로운 원장이 세워질 때까지 공백 기간 동안 변화와 노력, 작은 결실이라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며 “성남시의료원에 대한 기대가 되살아나지 않는다면 많은 의료인이 사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적어도 11월 중 시장이 의료원 정상화 의지를 밝혀야 하고 직원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미래가 불확실하면 어떤 조건으로도 의사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신 시장은 대학병원 위탁운영을 유일한 소생방안으로 꼽은 만큼 성남시의료원 내부 구성원들이 바라는 정상화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갈 여지도 크다.

신 시장은 지난 18일 열린 ‘민선 8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성남시의료원은 1,6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으로 지어졌다. 처음부터 대학병원에 위탁해 의료시스템을 그대로 들여와 의사가 공급되는 병원 진료체계를 갖는 의료원을 원했다”며 “원장이 잘못됐다거나 지적되는 문제들의 근본 원인은 의료원을 직영으로 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들로 이해되지 않겠나 생각을 한다”고 했다.

신 시장은 “지금도 1년에 300억원 정도 시 예산이 투입되고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국비 지원이 200억원이 되기 때문에 이 국비 지원이 끊어지면 성남시 적자가 매년 800~1,000억원까지 날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남시의료원 민간 위탁 관련 조례안에 대한) 토론회 등 시민의견을 수렴해 나가면서 풀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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