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본 "실시간 메신저 기능 등 방안 고민했다"
보안 문제로 민·관 합동 시스템 개발에 제약 커

카카오톡으로 코로나19 병상을 배정하는 문제가 계속되지만 정부는 당분간 대체 시스템 도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톡으로 코로나19 병상을 배정하는 문제가 계속되지만 정부는 당분간 대체 시스템 도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서비스 일시 중단으로 카카오톡 병상 배정 문제가 다시 떠올랐다. 하지만 기술·보안상 이유로 대체가 어려워 코로나19 현장의 카카오톡 의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 의존 문제는 지난 3년간 줄기차게 지적됐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응 4년 차를 앞둔 지금까지 공식적인 실시간 병상 현황 공유 시스템은 도입되지 않았다. 그에 따른 불편과 혼란을 감당해온 의료 현장에선 "못 만드는 건지 안 만드는 건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한 정부 입장은 '둘 다'에 가깝다. 병상 배정 시스템 개발 검토는 몇 차례 이뤄졌다. 실제로 '실시간 메신저 기능' 도입 논의 과정도 밟았다. 그러나 실제 구현 단계까지 가지는 못했다. 정보 보안 문제가 걸리기 때문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병상배정팀 관계자는 지난 17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자체 시스템 개발 논의는 계속 있어 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여러 문제가 제기돼 (병상 배정) 기능 개발을 마치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스템 개편) 검토 자체는 계속 했다.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끝까지 실행은 못했다. 공공 시스템은 보안이나 자격 관리가 엄격하다"며 "병상 배정은 병원처럼 민간도 시스템 사용자로 포함돼서 민·관이 함께 쓰는 구조다. 시스템 접근 권한 관리 문제로 개발상 제약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카카오 서비스 중단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다시 병상 배정 시스템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이른 시일 내 새로운 시스템 교체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병상 배정이라는 업무 자체가 실시간으로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 (카카오톡처럼) 다수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응답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한 공공 시스템이 아직 없다. 콜센터와 비슷한 방식도 검토해봤지만 필요한 인력이 너무 많아서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면서 "앞으로 여러 방법을 더 고민하겠다"고 했다.

한편, 우려와 달리 병상 배정 지연으로 인한 환자 피해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우리가 아는 한 (피해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 중수본으로 아직 관련 사례가 접수됐다는 보고는 듣지 못했다"면서 "시간이 다소 지연된 경우가 언론보도에 나왔지만 환자 신변상 특수한 요구사항을 맞추기 위해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안다. 현장에서 조율 끝에 무사히 병상 배정을 마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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