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료원 중장기 발전계획 최종보고서 입수
환자 만족도 4점 만점 3점대 후반으로 ‘고점’ 획득
직원 만족도 총점 2020년 69점 →2022년 57.5점
‘의료원 비전’·‘조직문화’ 낮은 반면 ‘이직의향’ 높아

성남시의료원 전경(사진출처: 성남시의료원 홈페이지).
성남시의료원 전경(사진출처: 성남시의료원 홈페이지).

성남시의료원을 바라보는 환자와 내부 구성원들 간 시선이 극명히 갈렸다. 성남시의료원을 찾은 환자들은 대체로 의료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지만, 내부 구성원들은 ‘의료원 운영’ 전반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성남시의료원 의사노동조합 등 내부 구성원들이 대학병원 등 민간 위탁 운영에 강하게 반발하며 우선적인 조직 혁신을 위한 ‘리더십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정용한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성남시의료원 설립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은 성남시의회에서 심사 보류됐다. 하지만 신상진 성남시장은 성남시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운영’ 필요성을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

청년의사가 단독 입수한 ‘성남시의료원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컨설팅 최종보고’ 자료에 따르면 성남시의료원을 찾은 외래환자와 입원환자의 만족도는 만점에 가까웠지만 직원들의 ‘이직 의향’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성남시의료원 직원들은 비전과 조직문화에 낙제점을 줬다. 결국 ‘미래’가 보이지 않는 의료원을 떠나는 직원들이 점점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성남시의료원 관계자는 “만족도 조사에서 4점 만점에 높은 점수가 2점대다. 직원들의 의료원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만큼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게 분명히 드러난 결과”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연구는 올해 3월 코로나19 상황 종료 이후 성남시의료원의 진료 정상화와 함께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진행됐다.

높은 환자 만족도 vs 낮은 직원 만족도…원인은?

지난 3월 5일부터 15일까지 19개 진료과 외래환자 2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조사 결과, 4점 만점 기준 평균 3.31점이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문항은 ‘간호사 서비스’로 3.88점이었고, ‘투약치료’와 ‘환자권리보장’은 3.81점, ‘직원 서비스’ 3.79점, ‘의사 서비스’ 3.78점, ‘시설환경’ 3.74점 순이었다. ‘이용절차’는 3.46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3개 병동 입원환자 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입원환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4점 만점 기준 평균 3.80점으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기록했다.

‘간호사 서비스’가 3.91점으로 가장 높았고, ‘환자권리보장’ 3.85점, ‘투약치료’와 ‘후속서비스’가 3.82점, ‘의사서비스’ 3.79점, ‘직원서비스’ 3.76점 순이었고, ‘시설환경’과 ‘진료서비스’가 3.73점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성남시의료원 직원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떨어졌다. 성남시의료원이 개원한 이후 4년 동안 시행된 직원 만족도조사 결과, 매년 만족도 점수는 하향세를 그리고 있었다.

개원 첫 해인 2020년 총 만족도 점수는 69점이었지만 2021년 59.7점, 2021년 58점, 2022년 57.5점으로 떨어졌다. 특히 성남시의료원에 대한 비전과 교육, 조직문화는 매우 낮게 평가됐다.

성남시의료원에 대한 비전은 2020년 78점에서 2022년 47.5점으로 곤두박질쳤다. 교육도 같은 기간 65점에서 37.5점으로 하락했고, 심지어 조직문화는 2020년 71점에서 2022년 ‘매우 낮음’으로 평가됐다.

반면 직원들이 스스로를 평가한 자기효능 점수는 2021년 60점에서 2022년 77.5점으로 상향됐으며, 의료원을 떠나고 싶은 이직 의향은 같은 기간 64점에서 70점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직원 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집단 심층면접(focus group interview) 분석 결과, 구성원들은 성남시의료원 정체성에 대해 시민을 위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의료원의 ‘좋은 점’으로는 우수한 물적 시설과 인프라, 근무조건(복지)을 꼽았고, 의료진의 소신진료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봤다.

하지만 개선점으로는 우선 고객관점에서 진료공백을 개선해야 하며, 응급실 연계 기본 인프라 구축과 협진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또 필수 의료진을 보강하고 적정 진료 가이드 구축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조직·인사 관점에서는 ▲부서 업무분장 ▲적정인력관리 ▲관리자 의사소통 ▲조직목표 부재 ▲채용시스템 개선 ▲경력 산정기준 개선 ▲지휘통솔관리체계 미흡 ▲병원 공공 목표 전직원 공유체계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조직문화도 개선 대상에 포함됐다. 부서 간 소통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으며, 서비스 교육, 조직기강 확립, 공동체 의식 고양을 위한 계획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성남시의료원 정상화 ‘무엇’이 필요한가

보고서에서는 성남시의료원이 지역공공의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내부관리체계를 강화하고 내·외부 환경변화에 따른 각 부문 간 갈등과 위기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먼저 코로나19 이후 일반진료를 정상화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기구축된 의료시설과 인프라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응급의료센터와 재활치료센터 기능을 활성화하는 반면 신생아중환자실, 행동발달증진센터, 정신과 폐쇄병동, 신생아분만실 등 유휴 의료시설은 최소화 방안을 제안했으며, 진료과 부문별 필수의료 인력 충원도 대책으로 내놨다.

내부관리체계 강화를 위해 조직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고 적정인력관리를 위한 인력 수급 계획, 계층별 직무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훈련 체계도 정비할 것을 제안했다. 또 EMR 시스템 인증 획득 등 정보 전산화 체계 개선도 의견으로 제시했다.

성남시의료원의 공공기능에 따른 활동 내역과 결과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로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확보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집단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조관계를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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