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5500평 ‘수직 집중형’ 병원 건립…2030년 완공 목표
미래 대비 요소 담은 ‘스마트병원’…도심항공교통 도입
송영구 원장 “진료 수익으로 건립…충분한 여력 있어”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새롭게 지어질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조감도(사진제공: 강남세브란스병원).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새롭게 지어질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조감도(사진제공: 강남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오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새 병원 건립’에 박차를 가한다.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접목한 ‘도심형 스마트병원’이 탈바꿈 하는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지향점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송영구 원장은 12일 인터콘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 병원 건립의 단계별 청사진을 공개했다.

송 원장은 “기존 오래되고 낙후된 시설과 장비, 좁은 공간 등이 새 병원 건립의 현실적인 요인이 됐다고 할 수 있지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여러 요소들을 담아낼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총 21만6,500㎡(약 6만5,500평)에 달하는 공간에 새로 지어질 예정이다. 현재 설계 진행 중인 내용에는 첨단 의료시설은 물론 대규모 감염병 유행에 대비할 수 있는 의료환경도 반영됐다.

특히 환자 진료와 새병원 건립을 동시에 해야 하는 고난도 공정인 만큼 0단계부터 3단계까지 단계별 건축이 진행된다.

0단계 작업은 현재 병원의 마당과 매봉산 측에 있는 기계식 주차장 부지에 들어설 메인 빌딩 건립을 위해 대체 주차장 확보 작업으로 내년 초부터 시작한다. 주차 전용 지하 건축물을 조성하고 인근 교육기관 주차장 일부 사용권도 획득해 편의를 높인다.

1단계 사업에서는 새 병원의 메인 빌딩인 ‘수직 집중형 건물’을 오는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 완성을 목표로 건립할 계획이다. ‘응급부-진료부-수술부-병동부’가 수직으로 연계되는 중증도 중심 진료체계 확립이 목표다.

메인 빌딩이 완공되면 순차적으로 기존 2동과 3동에 있는 진료시설을 메인 빌딩으로 옮기고, 2동과 3동을 철거하면서 옆으로 수평 확장해 외래 공간을 마련하는 2단계 작업을 진행한다. 더불어 1동 건물은 증축 수준의 리모델링만 진행해 오는 2030년 강남세브란스 새 병원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혁신적 요소도 담았다. 4인실 기준 병실은 모듈형으로 다양한 구조로 변형이 가능하게끔 설계했으며, 더욱 다양해질 팬데믹 상황을 대비해 의료진, 방문객의 동선을 분리한 병동과 외래배치, 엘리베이터 활용 계획도 설계에 반영했다.

또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로봇을 이용한 물류시스템을 도입해 의료진의 업무 효율도 높인다. 미래 교통과 운송 수단으로 각광 받는 도심 항공교통(UAM) 상용화에 대비해 건물 옥상부에 헬리포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송 원장은 새 병원 건립을 위한 자금 확보 방안에 대해 “어떻게 보면 (완공까지) 기간이 길어진 게 자금조달에 수월한 면도 있다”며 “진료를 하면서 수익을 내서 건립을 해 나가야 한다. 그 계획에 맞춰 자금조달 계획도 세워 놨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스스로 자금조달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계획상 상황별 시나리오를 만들어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없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공사기간 동안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송 원장은 “내부 직원들은 새 병원 건립 사업이 모든 직원들의 숙원사업이기 때문에 감수할 의지가 있다”며 “환자들의 불편도 문제지만 공사기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환자 동선과 공사차량 동선을 완전히 분리하는 등 설계단계부터 동선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분진이나 병원 이용에 불편함 때문에 외래환자 수요가 10% 정도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책임경영제’로 자립 구조 확립

강남세브란스병원 송영구 원장은 12일 인터콘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심형 스마트병원'을 목표로 새 병원 건립의 단계별 청사진을 공개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송영구 원장은 12일 인터콘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심형 스마트병원'을 목표로 새 병원 건립의 단계별 청사진을 공개했다.

더불어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책임경영제’ 시범사업 참여에 따라 자립 구조도 확립해 나갈 방침이다.

책임경영제는 빠르게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서 적기에 바른 의사결정을 통해 경영합리화를 추구하자는 의미로 강남세브란스는 올해 3월부터 연세의료원에 집중됐던 권한과 책임 일부를 이양 받아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전반기에는 재무, 고객, 프로세스 분야 9개 항목이 포함된 경영지표에 역점을 두고 시범사업을 진행했고, 하반기 새병원 건립을 포함한 중장기 전략 과제와 전략지표 분야까지 확대해 진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모니터링 평가를 진행하면서 권한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송 원장은 “의료원 산하 기관 중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유일하게 시범사업 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그간 보여 온 재정구조의 안정성과 명확한 목표 지향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올해 시범사업 진행 속도를 높여 본사업으로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책임경영제의 기대효과는 의사결정의 적시성”이라며 “이전에는 일반직 인력이나 교원인력 등을 검토해 타당하다고 결정하더라도 의료원으로 서류를 올리면 검토하는데 평균 1개월 이상이 걸리니 적시적소에 사람을 채용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책임경영제 시행 이후 간호인력 확충도 수월해진 점도 있다”고 했다.

송 원장은 “물론 책임에 대한 무게감도 커져 힘든 부분도 있다. 장단점이 있어 향후 평가를 통해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며 “방향성은 점차 확대해 단위병원의 책임을 가져오는 게 의료원 차원에서도 서로 경쟁적으로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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