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당뇨병 환자수가 2020년 600만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고위험군인 당뇨병전단계 인구가 약 1,583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국민 2,000만명 이상이 당뇨병 또는 당뇨병의 위험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당뇨병환자 중 통합관리를 받고 있는 환자는 9.7%에 그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 시트(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1)’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우리나라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약 600만명이다.

이는 당뇨병학회가 2012년 당뇨병 팩트 시트를 발행했을 당시 2050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한 환자 수 591만명을 30년 앞서 추월한 것으로, 2010년 당뇨병환자 수가 312만명임을 감안했을 때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또한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2020년 현재 전체 당뇨병 환자 중 65세 이상 비율이 39.2%로 높고 특히 65세 이상 여성의 경우 51.2%가 당뇨병을 앓고 있어 노인 당뇨병 관리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당뇨병 유병률이 급속히 증가하며 당뇨병으로 인한 진료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당뇨병 진료비는 2015년 약 1조8,000억원에서 2020년 약 2조9,000억 원으로 5년새 6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당뇨병 관련 상황이 악화됨에도 불구하고 당뇨병 관리는 ‘낙제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동반 질환 비율이 높고 이로 인한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크기 때문에 당화혈색소, 혈압, 콜레스테롤 등이 적정 수준으로 관리돼야 한다. 하지만 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20년 현재 당뇨병이 통합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환자는 전체 환자 중 9.7%에 그쳤다.

특히 당뇨병의 진단과 관리의 핵심 지표인 당화혈색소가 목표범위인 6.5%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는 환자는 전체 환자 중 24.5%에 불과했다. 당뇨병에 대한 인식 제고와 적극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은 “우리나라 당뇨병 유병률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이사장은 “당뇨병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다른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신장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부터 통합적이면서 적극적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이사장은 “당뇨병은 개인 질환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 관리돼야 할 필수 질환이다. 2050년 예상치를 30년 앞서 추월했다는 것은 당뇨병 대란을 막아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원 이사장은 “우리 모두 이를 심각한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더 미뤄서는 안된다”며 “정부와 전문가 그룹이 모여 당뇨병 대란을 막기 위한 현실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