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료원 의사노조 “의료진 이탈로 진료 기능 붕괴”
“이 원장, 고압산소치료 사적 유용에 독단적인 리더십” 비판

성남시의료원 전경(사진출처: 성남시의료원 홈페이지).
성남시의료원 전경(사진출처: 성남시의료원 홈페이지).

경찰 압수수색에 이어 이번에는 의사들이 나서 원장 퇴진을 요구했다. 고압산소치료기(챔버) 사적 이용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된 성남시의료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성남의료원 의사노동조합은 11일 성명을 내고 이중의 원장을 비롯해 진료부원장과 행정부원장 등 경영진 퇴진을 요구했다. 고압산소치료기 사적 이용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진료시스템을 개선할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남의료원 의사노조는 지난 4월 출범했으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교섭권도 확보했다.

의사노조에 따르면 성남의료원을 떠나는 의료인은 더 늘어 올해에만 21명이 퇴사했다. 순환기내과와 신경외과에는 개원 초기 전문의 3명씩 근무했지만 현재는 한명도 없다. 이 원장의 고압산소치료기 사적 이용 의혹을 제기한 의사는 보직해임됐다.

의사노조는 “더 이상 현 경영진에 성남의료원의 경영과 미래를 맡길 수 없다. 현 경영진은 3년 넘게 성남의료원을 이끌어 왔지만 그 결과는 참담한 실정”이라며 “현 경영진의 잘못된 리더십과 무능한 경영이 성남의료원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의사노조는 이 원장이 권위적이고 독단적으로 의료원을 운영하고 있어 많은 의료인이 소통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의사노조는 “원장과 다른 목소리를 낸 많은 의료진과 직원들은 이제 더 이상 원장에게 직언을 하지 않는다. 직언해도 소용없고 오히려 밉보여 인사에 불이익을 당하기 십상이라 여기기 때문”이라며 “원장의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리더십은 더 심해졌다. 내부 규정이나 근로기준법조차 무시한 채 경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사노조는 성남의료원을 떠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의사노조는 “지금도 많은 의사들이 실망한 채 성남의료원을 떠나고 있다. 의료진 이탈은 성남의료원의 핵심 진료 기능 붕괴를 가져왔다”며 “많은 채용공고가 있음에도 의료진은 성남의료원 지원을 기피한다. 지역주민에게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려해도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의사노조는 그 원인이 이 원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있다고 했다. 의사노조는 “이 원장은 공공기관장인데도 마치 개인병원 원장처럼 인식하고 행세하는 잘못된 오너십을 갖고 있다”며 “원장의 오너십에 대한 착각은 각종 비위 의혹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고압산소치료기 사적 이용 의혹을 꼽았다. 의사노조는 “원장이 처방도 받지 않고 비용부담도 하지 않고, 사적으로 고압산소치료를 유용했다는 게 공중파 방송에까지 보도되자 지난 5월 입장문을 통해 ‘철저한 조사 및 감사를 통해 해당 의사의 환자 정보 유출 경위’ 등을 밝히겠다고 했다”며 “원장의 비위 의혹을 제기한 의사를 역으로 문제삼겠다며 노골적으로 보복심을 드러냈다. 그리고 당일 즉시 문제제기한 의사의 보직을 해임했다. 명백한 보복 인사이자, 공익신고자 보호법 취지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의사노조는 또 “현 경영진은 일반진료 활성화 필요성을 당위적으로만 주장할 뿐 구체적인 방안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예가 응급실이다. 응급실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시스템의 문제를 갖고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도 부족해 주·야간 1명씩만 근무하고 있으며, 다른 병원처럼 인턴/레지던트도 전혀 없으며, 다른 진료과의 응급실 지원체계도 전무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의사노조는 이어 “원장은 이를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 의료진의 문제로 본다. 경영의 역할은 하지 않은 채 의사 탓만 하고 있으니 응급실 문제가 수년째 해결될 리가 없다. 다른 진료 분야도 마찬가지”라며 “이 원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의사노조 김종명 위원장은 “조합원 의견을 모아 성남의료원의 정상화를 위해 이 원장을 비롯한 진료부원장, 행정부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로 했다”며 “잘못된 리더십과 무능한 경영으로 성남의료원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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