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세부전문의인 신경과·신경외과 의사 100명도 안돼
신경집중치료학회, ‘신경집중치료 전문 수련인증제’ 도입

출처: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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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뇌출혈 등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신경계 중환자를 보다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가 세부전문의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수십년 전부터 운영되고 있는 신경중환자 전문의인 ‘Neurointensivist’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신경집중치료학회에 따르면 현재 중환자세부전문의 자격을 갖고 있는 신경과와 신경외과 전문의는 100명도 안된다. 대한뇌졸중학회 인증을 받은 재관류치료뇌졸중센터 중에도 중환자세부전문의 자격이 있는 신경외과나 신경외과 전문의가 있는 비율이 50%도 되지 않는다.

이에 신경집중치료학회는 오는 11월부터 신경중환자 세부전문의 양성을 위해 ‘대한신경집중치료 전문 수련인증제’를 시행한다. 이는 세부전문의제도 도입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학회가 세부·분과전문의제도를 운영하려면 관련 분야 지도전문의 50명 이상, 관련 수련병원 20곳 이상 등을 확보하고 수련교육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대한의학회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한다.

신경집중치료학회 수련위원회는 일정 수련을 마치고 전체적인 역량을 검증하는 시험을 통과한 의사에게 신경집중치료 전문수련 인증서를 발부한다. 시험 응시 자격은 신경집중치료학회 정회원과 관련 분야 전공의(준회원)로 학회 주관 춘·추계학술대회를 중 하나를 이수하고 동계와 하계에 진행되는 Neurocritical Care Academy를 모두 이수한 회원에게 주어진다.

응시·자격심사는 오는 11월 21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며 결과는 개별 통보된다.

신경집중치료학회 홍보이사인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유정암 교수는 13일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수십년 전부터 신경계 중환자만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신경중환자 세부전문의(Neurointensivist) 제도가 시행돼 왔다. 이런 전문가들은 신경계 중환자들의 생존율을 비약적으로 개선시켰다”며 “하지만 국내의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신경계 중환자의 상당수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전문적으로 훈련된 신경계 중환자 전문의에게 진료받기는 어렵다”며 “게다가 국내에서 신경중환자 세부 전문의 양성 코스를 운영하는 병원은 극히 소수다. 결국 신경계 중환자들이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인프라도 매우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신경중환자 세부 전문의 양성과정이 필요하고 신경집중치료학회 차원에서 수년 전부터 교육과 워크숍을 진행해 왔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오는 11월 신경집중치료 전문 수련 인증의 제도를 시행한다”며 “국내에도 몇몇 병원에서 신경계 중환자를 전문적으로 보는 소수 전문의들이 있고 그 수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향후 신경집중치료 전문 수련 인증의 제도가 잘 정착하면 신경계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늘어날 것이며 수준도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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