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구조사 326명 설문…코로나19 환자 관리한 11.1% PTSD 호소
업무 보상 강화와 건강관리 지원, 인력 지원 시스템 요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코로나19 환자를 처치했던 응급구조사의 36%가 이직을 고려하는 등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양의대와 칠곡경북의대 연구팀은 최근 이같은 결과를 담은 논문 ‘Psychological Effects of COVID-19 Patient Management Experience among Paramedics and Emergency Medical Technicians: A Nationwide Survey in Korea’를 대한감염학회지 ‘Infection and Chemotherap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 12월 4일부터 29일까지 총 326명의 응급구조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환자 관리 경험과 이에 따른 심리적 영향을 온라인으로 설문조사 했다.

응답자 중 107명이 여성, 219명이 남성이었으며, 66.3%인 216명이 코로나19 환자를 관리한 경험이 있었다. 이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88.3%가 40대 이하였다.

코로나19 환자를 관리한 경험이 있었던 216명 중 52.8%가 5명 이상의 환자를, 14.8%는 20명 이상의 환자를 관리했다. 이중 24.6%는 코로나19 환자와의 밀접 접촉으로 격리 조치를 당하기도 했지만 2명만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들의 업무로는 코로나19 환자의 활력 징후 확인, 병력 청취, 신체 검사, 체위 변경, 정맥로 확보, 시신 처리 등이 있었다.

Job satisfaction and required support
Job satisfaction and required support

조사 결과, 코로나19 환자를 관리했던 경험이 있는 응급구조사들은 그렇지 않은 응급구조사들보다 정신 건강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환자를 관리했던 216명 중 11.1%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호소했다. 이는 환자 관리 경험이 없는 110명 중 3.6%만이 PTSD를 겪은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치다.

스트레스반응 척도(GARS)에서도 코로나19 환자를 관리했던 응급구조사들의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으며, 우울, 불안, 불면증, 소진 등을 겪은 비율도 더 컸다.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는 직장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216명 중 24.1%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이직하고 싶다'고 했으며, 8.8%는 '사직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3.2%는 이미 다른 직업을 구하고 있는 중이었다. 응급구조사들은 업무에 대한 보상 강화와 건강관리 지원, 인력 지원 시스템 구축 등의 지원을 요구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일 때 진행됐는데, 다른 기간에 비해 업무량이 많아 응급구조사들이 스트레스를 더 받았을 수도 있다”면서도 “감염병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직역은 감염 위험에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다른 직역보다 정신건강 문제에서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인력의 이탈이 남은 인력의 부담을 가중시켜 그들도 이직하는 등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감염병에 대응하는 필수 인력이 느끼는 탈진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환자를 관리하는 응급구조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