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학회 춘계학술대회서 아조비 등 신약 연구 공개
조수진 회장 “급여 적용 시 약제 비용보다 효능 더 커질 것”

지난 3일 열린 대한두통학회 온라인 춘계학술대회에선 최근 성공적인 신약 개발 성과를 통해 두각을 보이고 있는 편두통 치료 신약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주목을 받았다.

서울대병원에서 온라인 춘계학술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대한두통학회 학술간사진 모습. 
서울대병원에서 온라인 춘계학술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대한두통학회 학술간사진 모습.

이번 학술대회에는 총 25명의 연자가 강의 및 연제 발표를 진행했으며, 회원 28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최근 국내 도입 및 출시를 앞두고 있는 편두통 치료 신약에 대한 연구 발표가 이어졌다.

을지대병원 신경과학교실 조수현 교수는 최근 주목 받고 있는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억제제 계열의 항체치료제 중 암젠의 ‘이레누맙’이 5년간의 오픈라벨 임상시험에서 지속적인 유효성과 안전성을 보여주었으며, 국내에 도입된 릴리의 ‘엠겔러티(성분명 갈카네주맙)’의 1년 지속 치료에 대한 장기안전성 데이터가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조수현 교수는 “항 CGRP 항체치료제의 장기 안전성에 대한 결과들이 확보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원우 교수는 외상후두통에 대해 강의했다. 외상후두통은 단순히 두통뿐만 아니라 뇌 구조적인 변화, 신경염증, 대사변화, 자율신경장애까지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편두통형 및 긴장형두통형 등 여러 가지 타입의 증상으로 발현할 수 있다.

다만, 외상후두통의 경우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으며, 연구에 의하면 외상후두통 환자의 79%는 한 가지 약물, 19%는 네 가지 약물의 치료 실패 경험이 있었다.

이원우 교수 “외상후두통에서 항 CGRP 항체치료제를 사용한 결과, 치료받은 환자의 28%에서 심한 두통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주 좋다고 할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대부분 난치성임을 감안하면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나지훈 교수는 소아의 난치 두통에 대해 강의했다.

나지훈 교수에 따르면, 성인과 비슷하게, 소아청소년의 1% 정도는 만성편두통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결석 및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 등 개인적 손실을 겪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나지훈 교수는 “현재로서는 CGRP 항체 치료가 소아청소년에 허가돼 있지 않으나 미국의 사용 경험을 보고한 연구에 의하면, 10~17세의 소아청소년에게 약 3개월간 투약했을 때 안전성이 성인과 비슷하게 보고됐다. 향후 소아청소년에게 허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노원을지대병원 신경과 김병건 교수는 구연발표를 통해 최근 국내 출시된 한독테바의 편두통 예방 치료제 ‘아조비(프레마네주맙)’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에서도 서양인과 마찬가지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한두통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편두통 치료 약제들이 같는 유효성과 안전성을 감안할 때, 1차 치료제로 도입되더라도 약제에 대한 비용 부담보다는 환자들이 갖는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며 “급여 도입은 국가에서 진행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홍유화 임상강사는 재발한 군발두통에서도 릴리의 편두통 예방 치료제 ‘엠겔러티(성분명 갈카네주맙)’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조수미 교수와 춘천성심병원 신경과 황정수 전공의가 각각 우수구연상과 우수포스터상을 수상했다.

조수미 교수는 ‘Altered gut microbiota in individuals with episodic and chronic migraine’라는 제목의 연구를 통해 편두통 환자의 장내세균총이 정상대조군과 다름을 밝혀 장-뇌축 역할과 이를 조절하는 치료가 편두통 치료로 개발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황정수 교수는 ‘Role of Inflammatory Biomarkers in Patients with Acute Headache Attack to Differentiate Migraine and Non-migraine Headaches’라는 제목의 연구를 통해 응급실로 내원한 두통환자들의 백혈구 성상을 분석하고 편두통환자와 비편두통환자를 구별 짓는 특징이 있음을 제시했다.

대한두통학회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편두통 신약 개발의 성공적 발전으로 인해 바야흐로 편두통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대”라며 “본 춘계두통학회에서는 기존의 지식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연구결과들과 함께 신약 사용의 경험과 사용법, 그리고 앞으로 개발되거나 사용을 앞두고 있는 새로운 치료법들을 포함하는 앞선 지식들을 다루었다”고 전했다.

이어 “신약, 술기 등에 대해서 정확하고 업데이트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두통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근거기반 치료를 하는데 도움을 주고, 이로 인해 환자분들이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받을 가능성을 줄여드리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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