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삼성서울병원-토모큐브, 홀로그래피 현미경 이용
“기존 방법의 10만분의 1 샘플로도 정확한 식별 가능”

연구개념도(제공: KAIST)
연구개념도(제공: KAIST)

국내 연구진이 배양 과정 없이 신속하게 병원균을 식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공지능(AI)이 결합된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이용해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는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팀이 삼성서울병원, ㈜토모큐브와 함께 홀로그래피 현미경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속 박테리아 병원균 식별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존에는 병원균을 식별하려면 박테리아를 배양해 샘플을 증량한 후 분자적 특징을 검출한다. 배양 과정 때문에 박테리아 종류를 확인하려면 통상 하루 정도 걸렸다.

그러나 연구진은 홀로그래피 현미경으로 측정되는 3차원 굴절률 영상 정보에 내재된 균종과 관련 특성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학습해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박테리아 500개 이상의 3차원 굴절률 영상을 측정하고 이를 인공지능 신경망에 학습시켰다.

연구진은 이같은 방법이 실제 진단에도 응용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혈액 감염 사례의 90% 이상의 원인균인 그람 음성·양성, 구균, 간균 등 총 19가지 균종을 이용했다. 연구 결과, 병원균 한 개, 혹은 병원균 덩어리를 측정한 단일 3차원 굴절률 영상에서는 정확도 82.5%로 균종을 판별했다. 특히 정확도는 굴절률 영상 수에 따라 증가해 7개의 영상에서 99.9%의 맹검 정확도를 보였다.

19가지 혈액감염균 식별의 단일 영상 기반 맹검 결과(제공: KAIST)
19가지 혈액감염균 식별의 단일 영상 기반 맹검 결과(제공: KAIST)

이같은 연구결과가 담긴 논문 ‘Rapid species identification of pathogenic bacteria from a minute quantity exploiting three-dimensional quantitative phase imaging and artificial neural network’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빛: 과학과 응용(Light: Science & Applications)’에 게재됐다.

연구책임자이며 교신저자인 박 교수는 “홀로그래피 현미경의 세포 감별 능력을 인공지능으로 극대화해 감염 진단 기술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제1 저자인 KAIST 물리학과 김건 박사과정 학생은 “10만분의 1 수준의 표본량으로도 질량 분석기의 균종 검출률과 비슷한 정확도를 얻었고 환자 시편에서 다양한 병원균을 식별하는 플랫폼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박 교수 연구팀 외에도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남용·허희재 교수, 감염내과 정두련 교수 연구팀,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유인영 교수, 분당차병원 응급의학과 김규석 교수, KAIST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정현정 교수 등이 함께 진행했다. 3차원 홀로그래피 기술 지원을 한 토모큐브는 KAIST 교원 창업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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