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대국민 설문조사① 국민이 보는 의사
의사, 전문직 중 신뢰도 1위…꼴찌는 국회의원
74% “진료 수준 등 전문가로서의 실력 만족”
46% “코로나로 의사 이미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누구나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원한다. 이는 환자와 의사 모두 마찬가지다. 하지만 의료체계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로 인해 의료 현장에서 갈등이 생기고 의사와 환자 간 사이가 멀어지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그리고 의사들은 그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의사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있다고 걱정하기도 한다.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청년의사는 창간 30주년을 맞아 설문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바라보는 의사와 의료 환경에 대해 알아봤다.

‘신뢰하고 그 능력도 인정하지만 여전히 권위적이고 집단 이기적이다.’ 국민이 바라보는 의사의 모습이었다.

청년의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0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의사에 대한 신뢰도는 다른 전문직에 비해 높았다.

법조인, 대학교수, 종교인, 국회의원, 언론인 등 7개 전문직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의사는 4.9점(7점 만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의사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65.3%로 10년 전보다 14.5%p나 상승했다. 청년의사가 지난 2012년 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의사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50.8%였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5.1%에서 12.9%로 2.2%p 낮아졌다.

의사는 10년 전에도 7개 전문직 중 신뢰도가 가장 높은 직종으로 꼽혔다. 하지만 나머지는 변화가 있었다. 10년 전 의사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던 대학교수(4.2점)는 이번 조사에서 회계사·세무사(4.5점)에게 2위 자리를 내줬다.

전문직 중 10년 전보다 신뢰도가 떨어진 직종은 종교인(3.6→3.1점)과 언론인(3.8→3.2점)이었다. 신뢰도가 가장 낮은 직종은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국회의원(2.5점)이었다.

의사에 대한 신뢰도는 의료 이용 경험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외래 진료를 받아본 사람 중 69.2%(5.0점)가 의사를 신뢰한다고 했지만 진료 경험이 없으면 그 응답률이 60.2%(4.7점)로 떨어졌다. 또한 입원해 본 적이 있는 사람 중 68.8%(4.9점)가 의사를 신뢰한다고 답한 반면 입원해 본 적이 없는 경우 64.7%(4.8점)로 낮아졌다.

제공: 한국갤럽
제공: 한국갤럽

‘권위적이고 집단 이기적’ 이미지 더 강해져

국민들은 의사를 신뢰했지만 권위적이고 집단 이기적이라는 이미지도 여전히 강했다. 10년 전에는 집단 이기적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했다면 지금은 권위적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의사가 권위적이라는 응답은 65.5%로 10년 전(48.2%)보다 17.3%p나 올라갔다. 권위적이지 않다는 응답은 26.5%에서 13.4%로 13.1%p 낮아졌다.

의사에 대해 권위적이라는 이미지 다음으로 많이 떠올린 이미지는 집단 이기적이었다. 의사가 집단 이기적이라는 응답은 61.9%로 10년 전 53.7%보다 8.2%p 상승했다. 집단 이기적이지 않다는 응답은 20.8%에서 15.8%로 5.0%p 떨어졌다.

의사가 권위적이고 집단 이기적이라고 했지만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응답자의 60.3%가 의사는 믿을 수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10년 전(43.8%)보다 16.5%p나 높아졌다. 믿을 수 없다는 응답은 15.9%에서 12.9%로 낮아졌다.

친절하고 청렴하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도 10년 전보다 강해졌다. 의사가 친절하다는 응답은 지난 2012년 32.2%에서 2022년 39.8%로, 청렴하다는 응답은 14.2%에서 24.1%로 올라갔다. 반면 친절하지 않다는 응답은 30.6%에서 20.7%로, 청렴하지 않다는 응답은 47.3%에서 36.7%로 줄었다. 동시에 ‘보통’이라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람도 늘었다. 청렴하다는 이미지에 대해 보통이라는 응답은 37.2%에서 39.5%로, 청렴하다의 경우 38.5%에서 39.2%로 증가했다.

의사라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연령과 성별에 따라 달랐다. ‘믿을 수 있다’는 응답은 19~29세 남성에서 70.5%로 가장 많이 나왔으며 여성 중에서는 60대가 70.1%로 가장 높았다.

의사를 청렴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19~29에서 가장 높아 남성은 47.3%, 여성은 38.5%였다. ‘친절하다’는 응답은 60대 남성에서 72.2%로 가장 많이 나왔으며 여성의 경우 40대에서 67.2%로 가장 높았다.

의사가 권위적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50대 여성에서 78.1%로 가장 높았으며 남성 중에서는 40대가 73.0%로 가장 많았다. 집단 이기적이라는 이미지는 60대 남성(72.2%)과 40대 여성(67.2%)에서 강했다.

제공: 한국갤럽
제공: 한국갤럽

74% “진료 수준 등 전문가로서의 실력 만족”
46% “코로나로 의사 이미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의사를 대할 때 가장 불편하고 힘든 점은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짧은 진료·상담 시간’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러나 그 비율은 2012년 52.%에서 2022년 50.8%로 다소 줄었다.

하지만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설명’이 불편하고 힘들다는 응답은 19.8%에서 23.7%로 늘었다. 반면 전문용어를 사용해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불만은 16.6%에서 12.8%로 줄었다.

권위적이고 집단 이기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전문가로서의 실력은 인정했다. 응답자의 74.1%는 국내 의사의 진료 수준이나 의료기술, 전문성 등 실력 면에서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한다는 응답이 65.2%였던 지난 2012년보다 8.9%p 상승했다. 특히 19~29세에서 만족한다는 응답률이 높아 남성은 86.6%, 여성은 83.7%였다.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지난 2012년 조사에서는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56.1%가 불만족한다고 답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만족한다는 응답이 56.8%로 더 많았다.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56.1%에서 43.2%로 줄었다.

의사 이미지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이 많아진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응답자의 45.8%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의사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했다. 이같은 응답률은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높아져 60대 남성 51.4%, 60대 여성 59.7%가 긍정적으로 바뀌였다고 했다. 의사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응답은 11.3%였으며 42.8%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제공: 한국갤럽
제공: 한국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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