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앙대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안태훈 교수
"고령 심장질환자, 치료 이후 관리까지 주의깊게 살펴야"

“고령의 심장질환 환자에겐 치료와 함께 심장재활 등을 통해 꾸준히 건강 관리를 해줘야 합니다.”

혈관중재술 분야 권위자인 중앙대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안태훈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나 늘어나는 고령 환자들에 대한 세심하고 주의 깊은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치료와 재활, 관리의 필요성은 너무나 당연한 말일터. 하지만 안태훈 교수는 환자에게만 건강을 맡겨두는 것이 아닌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고령, 초고령 환자의 폭증으로 인해 이들의 건강관리가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 자명한 만큼,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

대한심장학회(KSC) 회장을 역임하고,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들과 함께 혈관중재술의 최신 지견과 정보를 공유하는 ‘ENCORE Seoul’을 이끄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안태훈 교수에게 고령 환자의 심장 질환 관리 등에 대해 들었다.

중앙대 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안태훈 교수.
중앙대 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안태훈 교수.

-최근 국내 관상동맥 질환 환자 추이는?

스텐트 시술 환자 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령 환자, 중등도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초고령 환자의 경우, 출혈 위험이 높아 시술이나 약을 쓸 때 출혈 위험 적게 쓰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컨대 용량이나 기간 등을 최소화하는 방법 등과 같이 말이다.

또 초고령 환자는 다른 동반질환이 많은 만큼 수술, 시술 등의 일정을 단축해 내원을 최소화하고, 합병증이 생기지 않고 빠른 회복을 위한 전략을 고심해야 한다. 한마디로 치료 자체도 중요하지만, 전반적인 건강 관리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관상동맥중재술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최근 고령환자들에 대한 시술 트랜드도 궁금하다.

관상동맥 스텐트를 삽입하기 전 충분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예컨대 관상동맥내 협착 사이의 압력을 측정하는 혈관내분획률 등과 같은 검사를 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혈관내영상기법을 이용하면 최적의 스텐트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이후에는 환자의 위험인자에 따라 적절한 항혈소판제를 처방하고, 추적관찰을 꾸준히 한다.

재차 강조하지만, 시술이 꼭 필요한지 충분한 검사가 필요하다. 만일 최소내경이 o.8mm를 넘으면 시술 보다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시술 시 사용하는 스텐트는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가급적 혈전 발생이 적은 스텐트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고령 환자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97세까지 환자가 기억에 남는다. 당시 이 환자는 정정하다가 심근경색을 사유로 내원해, 스텐트 시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출혈, 혈관 합병증 등을 고려한 끝에 현재 대세인 약물방출 스텐트가 아닌 일반 스텐트로 시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이처럼 환자가 90대라고 해도 (스텐트) 시술을 통해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다만 고령 환자는 출혈 등의 우려가 크기 때문에 시술시 주의가 요구된다. 초고령 환자에게 스텐트 시술을 하는 경우, 출혈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일반 스텐트나 한달 가량만 약물이 방출되는 스텐드 등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최근 대한고혈압학회에서 고위험도 고혈압 기준을 '140/90’→‘130/80’로 낮췄는데.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목표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적극적 강압치료를 시행할 때 진료실혈압과 진료실 밖 혈압 간의 대응혈압에 있어서 백의효과의 영향이 미미해지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고령 동양인 고혈압 환자에 대한 목표혈압 연구인 STEP 연구 결과, 수축기 혈압을 <130mmHg로 낮춘 군이 <140mmHg로 유지한 군에 비해 심혈관 사건 발생이 유의하게 낮았다. 이를 고려해 적극적 강압치료 시의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단순화한 것이다.

다만 초고령 환자인 경우, 수축기 고혈압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일률적인 적용 보다는 환자에 맞춰 서서히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는 전략을 짜야 한다. 약물 복양순응도가 낮은 환자에겐 하루 한번 투약하는 복합 단일제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대 광명병원은 심장뇌혈관병원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심장뇌혈관병원의 장점을 이야기한다면.

우선 현존하는 최신 장비를 다 갖췄다.(웃음) 이에 더해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치료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여기에 다양한 경험을 가진 우수한 의료진이 포진했다. 최근 중요한 트렌드로 떠오른 다학제 진료 관련해, 외과와의 협업도 그 어느 병원보다 활발하다.

특히 전문적인 심장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점이 다른 병원과의 차이점이 아닌가 싶다. 심장재활을 이야기하는 병원들은 많지만, 그 속내를 살펴보면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드물기 때문이다.

심장재활은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부정맥 등의 심장질환으로 인한 치료 이후, 심장 기능 회복 및 전신상태 개선을 통해 삶의 질 향상을 돕는 치료과정을 말한다. 장기적인 위험인자 조절과 운동능력 향상을 위한 심장재활프로그램은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본원의 심장재활프로그램은 환자의 운동능력을 향상시키고, 위험인자를 관리한다. 또 식이 및 비만 관리와 우울감, 불안, 스트레스 등 심리적 안정도 돕는다.

최신 장비와 우수한 인력에 협업 시스템까지 완비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지역을 대표하는 병원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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