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배후병원’인 국립의료원 운영 능력에 회의적
공공의료기관 임금 구조로 양질의 인력 채용 어려워
이재갑 교수 “모든 진료 영역의 수준 향상돼야 역할 가능”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이 감염병 위기상황 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인력 충원 등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투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17년 보건복지부는 감염병 유행 위기에 따라 의료대응 컨트롤 타워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 국립중앙의료원을 바탕으로 한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 논의가 시작됐지만 이에 대한 관리를 두고 갈등이 빚어지며 당초 계획보다 시간이 길어졌다.

일각에서는 국립의료원의 역량 부족을 지적하며 서울대병원을 중앙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기존 계획대로 국립의료원을 ‘배후병원’으로 한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그대로 추진키로 했다.

이에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예정대로 서울특별시 중구 방산동 미군 공병단부지에 건립되며 국립의료원이 감염병환자의 다학제 진료 등 배후 진료 지원병원 역할을 하게 된다. 국립의료원도 같은 부지로 이전‧신축하며 800병상 규모로 확대된다.

건립비용은 2021년 4월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이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 등의 목적으로 국립중앙의료원에 기부한 7,000억원을 반영해 재정당국과 건립 규모 조정을 협의 중이다.

현재 문화재 조사와 토양환경정화 등 부지 정비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후 행정절차와 설계 등 절차를 거쳐 오는 2024년 착공해 2027년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이 건립된 이후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려면 배후병원으로 지목된 국립의료원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지난 3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이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려면 배후병원으로 지목된 국립의료원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지난 3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이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려면 배후병원으로 지목된 국립의료원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지난 3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립의료원이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립의료원 자체가 정말 가고 싶은 병원으로 운영도 잘 되고 경쟁력도 있어서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운영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지금까지 국립의료원을 보면 감염병전문병원을 운영할 정도로 내부 역량이 강화됐느냐는 많은 전문가들이 회의감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국립의료원 자체를 상급종합병원을 수준으로 끌어 올려 신종 감염병에 걸리더라도 가장 취약한 치료 영역에 해당되면서 고난도 수술을 감당해 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기존 수술하는 모든 진료과나 중환자의학 등 모든 영역의 수준이 같이 향상돼야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립의료원의 역량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고, 무엇보다 우수한 인력 충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공공의료기관으로서는 연봉 등 폐쇄적인 임금 구조가 양질의 인력 충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공공의료원에 제대로 투자도 안 하고, 고생하는 분들 임금 등도 제대로 보상 안해주는 열악한 상태로 만들어 놨으니 공공의료에 뜻이 있어도 가족들 생각하면 갈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인건비도 많이 올랐지만 공공의료원의 경우 연봉 등이 공무원 구조여서 사립대병원이나 종합병원급에서 주는 임금 구조를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공공의료에 헌신하고 있는 소수의 분들이 남아 국립의료원의 이름을 지켜가고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만한 이점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800병상의 상급종합병원 규모 감염병전문병원이 완공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감염병 전문가부터 호흡기내과, 중환자의학 등 상당수 인력채용이 이뤄져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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