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의사회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설문조사 결과
자가검사키트 '음성' →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 사례 많아
활용 제한하고 증상 있으면 신속항원검사 받게 권고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위음성'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서는 추가 전파는 물론 위음성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황찬호 회장은 22일 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 심포지엄을 앞두고 이비인후과 의사 대상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일부터 3일간 이비인후과의사회 회원 72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비인후과 의사 61%는 자가검사키트 민감도를 50% 이하라고 판단했다. 또한 절대 다수인 97%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는 자가검사키트 결과가 음성이라도 신속항원검사에서는 양성이 나올 확률이 50%가 넘는다고 대답했다.

황 회장은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보고한 자가검사키트 민감도 41.5%라는 결과와 일치한다. 자가 키트가 수많은 코로나19 감염을 놓치고 있다"며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가 (자가검사키트 결과로) 음성으로 오판해 치료약제를 투약할 적절한 시기를 놓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가검사키트 결과만 믿고 지하철이나 백화점, 학교, 식당 등을 이용하면서 많은 전파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자가검사키트 음성 결과를 맹신해선 안 된다. 코로나19 감염 의심 증상이 있다면 개인 방역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자가검사키트는 무증상자 스크리닝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활용하고 유증상자는 검사키트 결과가 음성이더라도 의료기관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했다.

황 회장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제대로 시행하면 민감도가 PCR검사 대비 98%에 달한다"며 이비인후과처럼 해부학 구조에 대한 이해를 갖춘 전문가에게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비인후과가 일차의료기관 호흡기감염 주무과로서 앞으로 감염병 사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현장 전문가 이탈을 막기 위한 적절한 보상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황 회장은 "문진·진료·신고·치료·관리 5단계에 걸친 행위가 기본진찰료에 포함돼있다. 행위량이 많고 업무 종류가 복잡하면서 극히 위험한 고도 전문가의 일을 가장 기본적인 행위로 취급하는 사회는 없다"며 "이는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감염병 위협에서 일할 수 있는 전문가가 이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황 회장은 "정부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실제 들어가는 행위량과 원가에 대한 고민이 없어 보인다"며 "최근 감염예방관리료 수가가 이유도 없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국가 재난 상황에서 잠시 유인 수가를 만들었다가 없애버리는 행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건강을 최우선을 생각한다면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보다 실질적인 보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는 일선 현장에서 직접 환자 진료를 담당하며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전문가 이비인후과 의사를 감염병 관리 주요 파트너로 삼아 현실적인 정책 결정의 한 축으로 활용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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