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책연구소 문석균 실장 "디지털 전환 시대 흐름 읽어야"

원격의료에 부정적인 여론이 강한 의료계 내에서도 의료 분야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문석균 연구조정실장(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은 최근 대한의학회 E-뉴스레터에 기고한 ‘의료와 메타버스’를 통해 “메타버스라는 폭풍우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 시대에 세계적 흐름을 읽고 의료의 키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의료계의 인식전환이 더욱 필요한 시기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문석균 연구조정실장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문석균 연구조정실장

문 실장은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으로 생각됐던 메타버스(metaverse) 세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이 앞당겨졌다”며 의료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소개했다.

메타버스는 강의실과 수술실 풍경, 의학교육에 변화를 가져왔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XR Class나 게더타운(Gather Town)에서 강의를 하고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반복 학습이 가능해졌다. 가상 공간에서 수술도 체감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병원을 개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림대의료원 메타버스 어린이화상병원’이 개원했고 분당서울대병원은 ‘메타버스 글로벌 병원’을, 세브란스병원은 ‘세브란스 메타버스 병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문 실장은 “실시간 VR 환경을 제공해 기존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의 피로도를 극복하고 별도 자료나 영상물을 제작할 필요 없이 가상공간에서 실시간으로 강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며 “교수와 학생 모두 아바타를 형성해 수업에 참여하는데 face to face 미팅을 하는 느낌을 주어 몰입감이 높아졌고 한 공간에 있다는 소속감을 줄 수 있어 수업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문 실장은 또 “교육 방법이 다양해졌다. 해부학이나 임상실습교육은 전통적으로 교과서, 인체 모형, 실습 동영상, 카데바 실습 등을 이용했는데, 이런 방법들은 획일적인 2차원적 자료이기 때문에 3차원적인 인체 구조물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컸고, 반복적인 실습 교육이 어려웠다”며 “하지만 VR 장비나 마이크로소프트 HoloLens2를 이용한 방법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교육의 필수 요건인 반복 훈련을 가능하게 했다. 아직 콘텐츠가 많지는 않으나 발전 가능성이 높고, 특히 임상실습에 있어서 획기적인 교육의 전환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실장은 메타버스 병원에 대해서도 “병원 방문이 어려운 직원 가족과 고객 등을 대상으로 병원 내 가상공간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과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실제 환자에게 맞춤형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원격의료의 산을 넘어야 하기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제한이 있지만 이미 많은 병원들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