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양은영 상무, 한국 식약처 역할 촉구
“바이오의약품 개발 위해선 병원-바이오텍 네트워크 쌓아야”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시장 공략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와의 국제 공조 등 국내 허가·심사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 15일 서울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12회 헬스케어 미래포럼 모습. SK바이오사이언스 김창신 실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12회 헬스케어 미래포럼 모습. SK바이오사이언스 김창신 실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 15일 서울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제12회 헬스케어 미래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미래포럼은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동향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2부 토론에 패널로 참여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양은영 상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CMO(위탁생산)에 이어 CDO(위탁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느낀 점을 공유했다.

양 상무는 “고객사와 초기 물질 개발 서비스를 논의하다보면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의 차이가 보인다”며 “해외 바이오텍은 철저하게 본인들의 코어(핵심) 기술역량에만 집중한다. 생산 등 나머지 과정은 외주를 주거나 역량 있는 파트너사가 있을 경우 이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텍이 기업 인원수를 늘리면 부담이 되기 때문에 최대한 본인들이 유치한 투자금을 의약품 개발에 집중한다. 또 주변에 이러한 아웃소싱을 할 수 있는 파트너가 굉장히 많다”며 “그래서 조직을 린(Lean)하게 가져간다. 기업 인원이 30명을 잘 넘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양 상무는 “한국 바이오텍도 해외 기업에 비해 기술력이 전혀 뒤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더 우수하다고 느꼈다. 다만,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바이오의약품 개발 전 과정 인하우스로 가져가려는 경향을 보인다. 아웃소싱을 할 경우 이끌려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이나 이 경우 많은 인력로 인한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생산시설로 인한 비용이 또 들게 된다”고 말했다.

또 양 상무는 “한국에는 아직 임상시험과 비견될 만한 퀄리티로 비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비임상 CRO(임상시험수탁기관)가 없다”고 꼬집었다.

양 상무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산업 육성을 위해서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허가기관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그는 “바이오시밀러 면에서 글로벌 선두 주자는 누가 뭐래도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다. 그런데 지금 당면한 문제는 가격 경쟁”이라며 “로슈나 애브비, 머크와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그동안 (오리지널) 제품을 통한 이윤을 실현(return)했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가 나오면 가격을 빠르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시밀러가 상용화된 지 10년 정도 됐다. 그런데도 미국 진출을 위해서 현지 1상, 3상을 다시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져볼 만하다”며 “그간 바이오시밀러 진출을 막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FDA가 공조하다시피 해서 만든 높은 기준에만 의존해야 하는 것인지, 글로벌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내)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한국 식약처(MFDS)는 어떻게 선제적으로 공조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이형기 교수. 
서울대병원 이형기 교수.

이밖에도 이날 토론에서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위한 다양한 제언이 나왔다.

토론 패널로 참석한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윤엽 교수와 서울대병원 이형기 교수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국내 바이오기업이 의료진·의료기관과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형기 교수는 “바이오의약품의 성공적인 상업화를 위해서는 임상시험에 들어가기 전부터 개발 중인 물질의 컨셉과 시장 포지셔닝 전략, 개발 전략 등을 끊임없이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CAR-T치료제와 같은 혁신 바이오의약품일수록 병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커질 것이기 때문에 개발 초기부터 의료기관을 많이 찾아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허경화 대표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산업 동향 및 개발 발전방향’을 주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 김창신 실장이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과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포럼을 주관한 진흥원 권순만 원장은 “이번 포럼이 각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모이는 자리가 되어, 우리나라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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