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 수용체 티로신 키나아제 선택적 억제해 치료 효과↑
서울아산병원 김상위 교수, "유전자 변이 확인 매우 중요"

국내 최초 MET 엑손14 결손(skipping)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노바티스 '타브렉타(성분명 카프마티닙)'는 예후가 좋지 않은 MET 변이 환자에게서 괄목할 만한 치료반응 및 두개 내 효과를 입증했지만, 국내 임상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진단'의 벽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상위 교수는 12일 노바티스가 개최한 '타브렉타(성분명 카프마티닙)'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비소세포폐암 치료 환경에 타브렉타 등장이 가지는 임상적 의의와 MET 변이 진단의 한계점 등을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상위 교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상위 교수

이날 김상위 교수는 "국내 암 통계에 따르면, 폐암은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발생하는 암이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라며 "그 중에서도 비소세포폐암은 원격 전이 시 5년 상대생존율이 8.9%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표적인 MET 변이에 해당하는 MET 엑손14 결손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3~4%를 차지하는데, 예후가 불량한 질환"이라고 덧붙였다.

타브렉타는 이처럼 예후가 불량한 MET 엑손14 결손 환자 치료에 유일하게 허가 받은 표적치료요법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1월 MET 엑손14 결손이 확인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타브렉타' 사용을 허가했다.

타브렉타는 MET 수용체 티로신 키나아제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로, 세포 내 수용체의 인산화효소 영역에 결합해 MET 인산화 반응을 차단하고 MET이 주요 하위 신호 전달 경로를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을 막는다. 즉, MET 엑손 14 결손 또는 MET 증폭을 보이는 폐암에서 유래된 종양의 성장을 방해하고 이를 퇴행시킨다.

타브렉타는 이같은 기전적 특징을 바탕으로 MET 엑손14 결손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빠르고 높은 반응률을 입증했다. 특히 김 교수에 따르면, 타브렉타는 1차 치료에서 더 높은 반응률과 더 긴 반응지속기간을 나타냈다.

EGFR 변이가 없고, ALK 음성인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2상 임상 GEOMETRY mono-1 연구에서 타브렉타를 투여한 환자 중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에서는 68%,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에서는 41%의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이 나타난 것이다.

또한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의 68%,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의 82% 등 대부분의 환자가 타브렉타 치료 시작 후 7주 이내에 빠른 반응을 보였다.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의 반응지속 기간 중간값(median Duration of Response, mDOR)은 12.6개월이었고, 치료받은 환자는 9.7개월이었다.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 CR)와 부분관해(Partial Response, PR), 안전병변(Stable Disease, SD)을 보인 환자 수를 모두 집계한 질병통제율(Disease Control Rate, DCR)은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에서 96%로 나타나, 28명의 환자 중 27명의 질병이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의 질병통제율은 78%로, 69명 중 54명의 질병이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타브렉타는 뇌전이 치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뇌전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13명(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 3명,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 10명)의 두개 내 병변에 대한 객관적반응률(intracranial ORR)을 사후 분석한 결과, 완전관해를 보인 4명을 포함해 12명(92%)에서 질병 통제가 확인됐다.

이같은 효과를 바탕으로 타브렉타는 뇌전이가 확인된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MET 억제제로는 유일하게 2021 NCCN 가이드라인에 등재됐다.

김상위 교수는 "국립암센터에서 진행된 한국인 대상 후향 분석 결과에서도 타브렉타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7.5개월에 그친데 반해, 타브렉타 치료를 받은 환자 8명의 전체생존기간 중간값은 21.5개월로 나타났다"라며 "타브렉타 치료가 화학요법에 비해 전체생존기간의 개선을 불러왔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최근 들어 타브렉타와 같은 유전자 변이 표적치료제가 국내에서도 속속 허가되고 있는 만큼, 유전자 변이가 많은 비소세포폐암의 항암 치료를 결정할 때는 환자가 가진 암의 분자병리학적 정보를 우선적으로 확인하고, 이에 맞춰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며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환자에서 그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치료제가 좋은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해당되는 유전자 변이가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타브렉타는 국내 임상 현상에서 대상 환자를 진단하고 선별하는 단계부터 난관이 존재한다.

현재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MET 엑손14 결손 변이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시행해야 하지만, 검사 비용에 대한 환자부담(50%)은 물론 검사 기간도 한 달여가 소요돼 모든 환자에서 NGS 검사를 시행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

EGFR, ALK와 같이 비교적 간단하게 진단 받을 수 있는 rtPCR 검사도 존재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노바티스 측은 이에 대해 "현재 국내 및 국외 진단기기 회사들과 협력해 MET 엑손14 결손 변이 진단을 위한 rtPCR 검사 도입을 노력 중"이라며 "또한 현행 NGS 검사 급여에 대한 재평가 기간이 도래하고 있어, NGS 검사가 정부로부터 국내 암환자들의 의료비용 절감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면 추후 환자부담률에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현재 국내에도 조만간 체외진단 NGS 검사가 도입될 것으로 알고 있어, 그렇게 되면 환자들이 좀 더 저렴하고 간편한 방법으로 MET 엑손14 결손 변이를 진단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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