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이상 삭감된 예산안, 의협 전체이사회 통과
이정근 상근부회장 “설립됐을 때 드는 비용 제외”

(가칭)‘대한의사면허관리원’과 ‘의학정보원’ 예산 삭감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이월금을 합치면 예산 삭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책정된 예산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지난 1년 동안 관련 사업이 제자리걸음만 걸었다는 방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의협은 지난 10일 전체이사회를 열고 정기대의원총회에 제출할 ‘2022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예산안은 상임이사회에서 마련한 그대로 전체이사회도 통과했다. 예산안은 오는 24일 열리는 정총 사업계획및예산·결산분과위원회와 25일 본회의를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의협 2022년도 예산은 총 474억8,467만원으로 전년도(2021년도)보다 2억2,744만원 정도 늘었다. 이는 의료정책연구소, 오송부지매입 등 특별회계가 포함된 예산으로 회관신축기금(207억8,285만원)이 전체 예산의 44%를 차지한다.

논란이 된 의사면허관리원 예산은 1,840만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억4,140만원이나 삭감됐다. 의학정보원 설립 추진·운영 예산도 1,500만원으로 전년도보다 1억1,560만원이나 깎였다. 의사면허관리원과 의학정보원 예산은 전년도보다 88% 이상 삭감된 셈이다.

하지만 의협 집행부는 “예산 삭감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의협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의사면허관리원이나 의학정보원이 설립됐을 때 드는 관리비나 인건비 등을 제외했기 때문에 예산이 준 것이다. 2021년도 예산에서 회의비 등만 썼다”며 “올해 안에 의사면허관리원과 의학정보원이 보건복지부 인가를 받아 설립될 가능성이 없어서 올해 예산에는 설립 이후 사용될 금액을 제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의사면허관리원보다 의학정보원은 올해 안에 설립될 가능성이 더 희박하다. 설립 추진에 필요한 회의비 등은 그대로 남겨뒀다”며 “만약 올해 안에 어느 정도 성과가 보여서 설립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하반기에 예비비로 지출하면 된다”고 했다.

대외사업추진 예산을 1억5,000만원이나 증액해 5억2,500만원으로 편성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외 사업과 회원 권익 강화를 위해서”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의협의 대외사업 관련 예산은 다른 유관 단체에 비해서도 턱없이 작은 편”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월금을 합치면 의사면허관리원과 의학정보원 예산은 삭감된 게 아니라는 입장에 대해 지난 1년 동안 관련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대의원회에서 2021년도 예산 편성 시 의사면허관리원과 의학정보원 예산을 그 정도로 책정한 이유는 설립을 위해 필요했기 때문이고 일이 진행됐다면 예산이 그렇게 많이 남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결국 지난 1년 동안 회의만 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의협 대의원은 “의사면허관리원과 의학정보원 설립에 대해 추진되는 게 있는지 모르겠다. 진전이 없는 것 같다. 설립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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