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CBD 인기 높아져…국가별 규제 현황 상이
한국은 법개정 및 규제자유특구 등 규제완화 모습

대마 및 대마 성분의 식·의약품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 또한 의료용 대마에 대한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 4일 ‘대마의 산업적 활용에 대한 국내외 규제 동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냈다. 이에 따르면, 칸나비디올(CBD)은 환각 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과 함께 대마 식물(Cannabis sativa L.)에서 가장 흔한 형태로 발견되는 자연 발생 화학물질이다.

특히, CBD는 스트레스 완화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해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식품, 음료, 식품첨가물로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의 경우, 각 국가마다 CBD 규제에 차이가 존재한다. 어떤 나라에서는 식품 및 식품첨가제로 사용 가능하다는 명확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있는 반면 어떤 나라는 시판 전 안전성 평가를 요구하는 나라도 있고, 아예 허용하지 않거나 매우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는 나라도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2018년 6월 처음으로 대마초 기반 뇌전증 치료제 ‘에피도렉스’를 의약품으로 허가했으나 현재까지 의약품 이외의 식품 등에 대해서는 CBD 안전성 평가에 대한 이해가 제한적이라 허가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CBD는 의약품 원료(API)로서 허가됐으며, 의약품 원료로 허가된 CBD가 식품첨가제나 식이 보충제 등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게 FDA의 입장이다.

유럽사법재판소는 2020년 11월 EU회원국에서 합법적으로 생산된 CBD 시판을 다른 회원국이 금지할 수 없고, CBD는 마약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현재까지의 과학적 지식으로는 THC와 다르게 CBD는 향정신성 작용이나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2002년 대마의 성숙된 종자를 식품 및 의약용 천연원료로 등재하는 등 오랜 기간 전통의약품 또는 식품으로 간주해왔으나, 최근 CBD를 포함한 대마 관련 4가지 원료를 화장품 원료 또는 원재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국제기구 차원에서도 CBD 규제와 관련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8년 6월 CBD 사용이 공중보건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는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유엔마약위원회도 대마 및 대마 관련 물질의 평가에 대한 권고안을 제시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대마를 규제하고 있다. 해당 법률과 하위법에 따르면, 규제 대상 대마는 ▲대마초와 그 수지, 대마초와 그 수지를 원료로 하여 제조된 모든 제품 ▲칸나비놀(Cannabinol), THC, CBD ▲제하 물질을 함유하는 혼합물질 또는 혼합제제 등으로, 대마초의 종자·뿌리 및 성숙한 대마초의 줄기와 그 제품은 제외하고 있다.

또 한국은 대마를 공무상 또는 학술연구 또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수입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마를 수출입, 제조, 매매하거나 매매를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대마씨앗과 대마씨유는 껍질이 완전히 제거된 씨앗에 한해 THC 및 CBD가 일정 기준 이하인 경우에 한해 식품의 원료로 사용이 가능하며, 이 기준이 화장품에도 적용되고 있다.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최근 한국 정부와 지자체는 대마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환각 물질인 THC 함유량이 0.3% 미만인 대마를 현행 마약류관리법에서 분리해 내는 방식 등으로 규제 완화 방안을 통해 산업화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소벤처기업부와 경상북도는 2021년 4월 국내 최초로 헴프(HEMP, THC 0.3% 미만의 대마식물로 환각성이 있는 마리화나와 구별돼 비환각성 산업용 소재로 이용)의 산업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실증에 착수했으며,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산업용 대마 생산 전주기 안전관리체계 마련 연구용역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바이오협회는 “전 세계적으로 대마를 활용한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고, 나라마다 대마 관련 규제가 서로 다르게 정립 중에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큰 비즈니스 기회로 다가올 수 있는 대마 관련 시장과 규제 환경 변화를 관심 있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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