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반 건강관리부터 병원·산업계의 데이터 지원 관리까지
막대한 투자 필요하고 난이도 높은 분야서 병원 서포트하는 파트너
황희 대표 "각계 미충족 수요 고려할 것…소외되는 사람 없어야"

카카오가 설립한 신규 법인 ‘카카오 헬스케어’를 이끌게 된 황희 대표가 카카오 헬스케어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데이터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민, 의료계, 산업계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황 대표는 지난 2일 열린 제41차 대한신경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동향 및 사업화’ 세션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예전에는 병원의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의료진이 편하게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병원 안에서 데이터를 얻는 연구 활동을 진행했다”며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모바일 기술 등이 환자에게 닿으려면 병원 밖의 요소를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카카오로 이적했다”고 했다.

황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는 기술적·서비스적인 측면에서 스펙트럼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며 “이 관점에서 카카오와 같은 B2C(Business to Customer) 기업이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설립한 신규 법인 ‘카카오 헬스케어(가칭)’를 이끌게 된 황희 대표가 카카오 헬스케어의 청사진을 공개했다(사진출처: 대한신경과학회 웨비나 캡쳐).
카카오가 설립한 신규 법인 ‘카카오 헬스케어(가칭)’를 이끌게 된 황희 대표가 카카오 헬스케어의 청사진을 공개했다(사진출처: 대한신경과학회 웨비나 캡쳐).

성장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사용자 생태계 중요

황 대표는 만성질환 관리와 같은 외래 비중 증가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중요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래 진료 후 환자가 스스로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디지털 헬스케어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외래의 중요도가 증가했다는 점”이라며 “의사가 외래 진료를 보는 5분을 제외하고 사실상 의료진이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적어지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의 경우 환자가 99.9%를 혼자 관리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은 기존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최근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든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 등의 글로벌 IT 기업들은 기술력도 대단하고 자본도 많지만, 헬스케어 사업 이전부터 구축해온 생태계에 들어와 있는 사용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 가장 큰 파괴력을 지닌다”고 했다.

황 대표는 “예를 들어 카카오가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하면 카카오톡을 통해 4,500만명에게 이를 홍보할 수 있다. 그 중 1%만 서비스를 이용해도 45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생태계의 무서운 점이자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헬스케어 분야의 국민·병원·산업계 미충족 수요 해결할 것

황 대표는 카카오톡, 카카오T, 카카오뱅크 등 카카오의 대표적인 서비스들이 사람들의 사소한 불편함을 고민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며, 카카오 헬스케어도 의료계에서 국민과 의료기관, 산업계가 가지고 있던 불편함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이에 황 대표는 의료계를 크게 환자와 일반국민, 의료기관과 의료진, 산업계로 나눠 현재 각 그룹이 갖고 있는 미충족 수요(Unmet Needs)에 대해 각각 분석했다.

환자와 일반 국민의 측면에서는 ▲후행적·의료기관 중심의 서비스 ▲본인 데이터에 대한 접근 제한 및 정보의 비대칭성 ▲디지털 헬스케어의 낮은 체감 효용을 꼽았다.

의료기관·의료진의 입장에선 ▲높은 투자 부담 ▲기술역량 한계 및 해결안 부재를 들었다. 의료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투자대비 수익을 측정하기 어려울뿐더러, 기술력의 한계로 데이터 헬스케어 기술 적용 방안을 마련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산업계의 불편함으로는 ▲의료 데이터에 대한 낮은 접근성 ▲의료 데이터 품질 및 데이터 공급의 불확실성 ▲미성숙한 사업 환경을 꼽았다.

황 대표는 “카카오는 국민에게 사랑받는 서비스들을 출시하기 위해 이를 구현하는 기술은 매우 복잡하더라도 굉장히 간단하고 사소한 사용자의 니즈를 해결하는 것부터 시작했다”며 “이를 통해 성공했던 DNA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헬스케어에서 국민이 갖고 있는 불편을 해소하고 IT 기업의 입장에서 병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또 스타트업 입장에서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더 편하게 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황희 대표는 카카오 헬스케어의 두 축으로 모바일을 기반으로 환자의 생애주기를 기반으로 다양한 건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추얼 케어(Virtual Care)’와 병원의 의료 데이터 기술 활용을 지원하는 컴패니언십(Companionship)을 구축하는 ‘데이터 인에이블러(Data Enabler)’를 구상했다(사진출처: 대한신경과학회 웨비나 캡쳐).
황희 대표는 카카오 헬스케어의 두 축으로 모바일을 기반으로 다양한 건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추얼 케어(Virtual Care)’와 병원의 의료 데이터 기술 활용을 지원하는 컴패니언십(Companionship) 등 ‘데이터 인에이블러(Data Enabler)’를 구상했다(사진출처: 대한신경과학회 웨비나 캡쳐).

헬스케어를 활용하는 모든 이를 위한 동반자, 카카오 헬스케어

이에 황 대표는 카카오 헬스케어의 핵심 가치를 ‘헬스케어를 활용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동반자’로 설정하고 국민, 의료계, 산업계, 정부를 모두 포용하는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 헬스케어의 두 축으로 모바일을 기반으로 환자의 생애주기를 반영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추얼 케어(Virtual Care)’와 병원의 의료 데이터 기술 활용을 지원하는 컴패니언십(Companionship)을 구축하는 ‘데이터 인에이블러(Data Enabler)’를 구상했다.

버추얼 케어에서는 환자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 관리, AI 챗봇 기반의 건강 상담, 병원의 진료를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 만성질환 관리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데이터 인에이블러는 병원·연구기관·스타트업·정부 등의 데이터 수요 기관을 중심으로 의료 데이터의 표준화, 가명화·비식별화, 데이터 보완, 활용·분석 등의 기능을 포함한다.

황 대표는 “병원이 환자나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많지만, 현행 의료수가 등의 제약으로 병원의 자원 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이 부분을 카카오 헬스케어가 (버추얼 케어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카카오 헬스케어는 의료 데이터를 소유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병원에 의료 데이터의 소유권이 있는 상태에서 데이터의 표준화, 가명화·비식별화 등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은 분야에서 병원을 서포트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했다.

황 대표는 “카카오에는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기술들이 이미 존재한다”며 “클라우드 서비스, AI, 투자금을 지원하는 벤쳐캐피탈, 블록체인(BlockChain), NFT(Non-Fungible Token)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안전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소외된 이 없도록"

황 대표는 카카오의 모토인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을 소개하며, 디지털 헬스케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모두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를 구현해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의료의 속성 자체가 나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의료접근성의 불평등성, 의료 정보의 비대칭성 등 전문가 그룹과 일반 그룹에 대한 의료 정보의 차이가 크게 난다”며 “또 서울이나 지방의 차이를 줄여줄 수 있는 헬스케어를 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이 개발됐을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가 디지털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그룹은 역으로 소외받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카카오톡 정도의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2일 카카오가 출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 챗봇’ 서비스가 카카오 헬스케어가 지향하는 사업과 맞닿아 있다고도 했다.

코로나19 자가진단 챗봇은 코로나19 환자들이 재택치료 과정에서 스스로 진단하고, 이에 필요한 의료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다. 출시한 지 이틀만에 사용자가 10만명을 넘었으며, 현재는 18만명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 대표는 “코로나19 자가진단 챗봇은 최근 카카오가 기술을 이용해 어떤 대가도 없이 국민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고민했던 가장 최근의 사례”라며 “앞으로 카카오는 이런 일을 많이 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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