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급여 논의 기다리며 24개월 이하 환아 가족들 발만 동동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치료제 '졸겐스마(성분명 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가 허가-급여 연계제도를 통해 도입됐음에도 불구하고, 허가된 지 10개월이 되도록 급여 논의가 진전되지 않자 환자와 가족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노바티스가 개발한 '졸겐스마'는 SMN1 유전자에 이중대립형질 돌연변이가 있는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에서 단 한번의 정맥 투여로 치료를 완료할 수 있는 유일한 유전자 대체 치료제다.

노바티스는 졸겐스마의 국내 도입 당시 허가-급여 연계제도를 통해 급여 출시를 서둘렀지만, 기대와 달리 작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이후 10개월이 다 되도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졸겐스마의 급여 논의가 지지부진 할수록 환자와 가족들의 근심은 늘어나고 있다. '졸겐스마'의 적응증 상에 나이 제한이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많은 국가들에서 급여 제한을 '24개월'로 두고 있어, 국내에서도 동일하게 급여기준이 설정될 확률이 높다. 즉, 현재는 해당 적응증 대상이라도, 이후에는 적응증에 해당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졸겐스마는 SMN1 유전자에 이중대립형질 돌연변이가 있는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 중 ▲제1형이거나 ▲SMN2 유전자의 복제수가 3개 이하인 경우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사실상 졸겐스마를 투여할 수 있는 환자라면, 이미 국내에서 급여 적용되고 있는 바이오젠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의 치료 대상에 포함된다.

심평원이 졸겐스마의 급여 논의를 진행하는 동안 환자들은 스핀라자로 보험급여를 적용 받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추후 졸겐스마의 급여기준에 '24개월'이라는 제한이 들어간다면, 현재 스핀라자를 투여 받고 있는 환자 중 24개월이 지난 환자에서는 졸겐스마로 스위칭 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

졸겐스마는 전세계 최고가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평생 단 한번의 투여로 치료를 완료할 수 있지만, 그만큼 약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에서 최초로 책정된 졸겐스마의 약가는 약 25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보험급여를 받지 않는다면 사실상 환자가 졸겐스마 치료를 받을 가능성은 전무하다. 때문에 졸겐스마는 작년 말 국정감사에서도 민감한 주제로 거론된 바 있다.

실제로 당시 국정감사에 졸겐스마 관련 참고인으로 출석한 A씨의 자녀가 13개월이었으니, 6개월이 지난 현재 해당 환아가 졸겐스마 치료를 기대할 수 있는 기간은 5개월이 채 남지 않은 것이다. 지금 당장 졸겐스마 안건이 약제평가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돼 통과된다고 해도, 추후 공단과의 약가협상 기간을 감안하면 빠듯한 기간이다.

한편, 국내에서의 졸겐스마 급여 논의는 정체된 상태지만, 임상연구과 해외 사례를 통한 졸겐스마의 데이터는 점차 축적되며 임상 근거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 14일 개최된 미국근위축증협회(Muscular Dystrophy Association, MDA) 2022 임상 및 과학 학술대회에는 졸겐스마의 3상 임상인 SPR1NT 연구 결과와 그 밖에 START·STR1VE-EU·STR1VE-US 연구의 사후분석 데이터, RESTORE 레지스트리의 리얼월드데이터(Real-world Data)와 기존 치료제에서 졸겐스마로 약제를 변경한 미국 환자의 차트 리뷰 등이 발표됐다.

졸겐스마는 SPR1NT 연구를 통해 증상 발현 전 SMN2 유전자 복제수가 3개인 환자에서 서기, 걷기와 같은 연령대 별 운동지표를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START, STR1VE-EU 및 STR1VE-US 연구의 기술적(Descriptive) 사후분석 결과, SMA 1형 환아는 졸겐스마 치료 후 말하기, 삼키기 및 필요 영양소 충족, 기도보호 유지와 같은 주요 연수 기능지표를 달성 혹은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를 맡은 미 펜실베니아 CSC 아동병원 의료과학실장 케빈 스트라우스(Kevin Strauss) 박사는 "SPR1NT 연구 결과는 SMA 증상 발현의 위험을 가진 환자들에서 증상 발현 전 졸겐스마 치료가 매우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한 번 더 확인한 것"이라며 "일반적인 SMA 환자와는 반대로 졸겐스마로 치료받은 환자는 서고 걸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경근육 질환 징후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환자가 건강한 또래 아이와 구별할 수 없는 수준의 운동발달 패턴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신생아 선별검사 시 척수성 근위축증를 확인하는 것이 어떠한 가치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 시 최상의 결과를 위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주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