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주, 50개 주 중 유일하게 완만한 증가세…한국과 유사
임완수 교수 “백신 접종률 높고 마스크 착용 잘해”
“단기간에 확진자 대량 발생하면 사망자 급증”
"팬데믹 정점 높지 않고 길게 가야 피해도 적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나라는 미국이다. 그 과정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패턴이 수차례 반복되기도 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도 마찬가지다. 하루 80만명 이상 발생하던 확진자는 한달만에 10만명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미국 50개 주 중 유일하게 메인(Maine)주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확진자 급증으로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패턴이 아닌,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뿐만 아니라 입원 환자와 사망자 추이도 비슷하다.

이는 다른 주에 비해 메인주의 백신 접종률이 높고 마스크 쓰기 등 개인 방역 수칙도 잘 지킨 결과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미국 전체 백신 2차 접종률은 65%지만 메인주 평균은 이보다 13%p나 높은 78%다. 5세 이상 소아청소년의 백신 2차 접종률은 82%로 전체 평균(69%)보다 13%p 높다.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2차 접종률도 95%로 미국 전체 평균인 89%보다 높다.

출처: 뉴욕타임스
출처: 뉴욕타임스

미국 메해리의과대학(Meharry Medical College) 임완수 교수는 메인주가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리고 한국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유행을 최대한 억제해 완만한 증가세를 그려야 한다고 했다.

임 교수는 지난 18일 서울시COVID19심리지원단과 청년의사 유튜브채널 ‘나는의사다’가 진행한 코로나19 특별생방송 ‘코안심TV 시즌2, 오미크론 알면 이긴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임 교수는 “미국에서 한국과 비슷한 코로나19 유행 패턴을 보이는 곳이 메인주다. 메인주는 시민의식이 높아 마스크를 잘 쓰고 백신 접종률도 높다”며 “메인주는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이 많지 않다. 미국 내 다른 주는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떨어졌지만 메인주는 천천히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메인주는 백신을 맞은 사람도 많고 서로 조심한다. 그래서 정점으로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일이 없고 사망률도 낮다”며 “다른 주는 정점을 찍고 내려왔지만 메인주는 꾸준히 올라가는 모습이어서 큰 일을 겪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구 10만명당 사망자를 보면 다른 주보다 적다. 그만큼 피해가 적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미국 매해리의대 임완수 교수는 지난 18일 코안심tv에 출연해 미국 메인주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다른 주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며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해야 사망 등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한국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서 (코로나19) 감염이 천천히 진행될 것이다. 이는 좋은 뉴스다. 천천히 길게 겪을수록 사망자 발생은 적을 것”이라며 “정점이 높으면 의료시스템 한계를 넘을 수 있어 사망자도 많이 나온다. 균형을 잘 맞춰야 큰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임 교수는 “팬데믹은 가급적이면 높은 정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길게 가는 게 좋다. 그래야 피해가 적다. 견뎌야 하는 사람들은 힘들지만 많은 사람들이 빨리 감염되고 빨리 끝내는 것보다는 피해가 적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큰 파고를 겪은 미국이나 유럽 등의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전 세계 코로나19 데이터를 보면 한국 상황은 예견돼 있었다. 한국이 먼저 (확진자 폭증이라는) 위기를 겪은 게 아니라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 등 선례가 많다”며 “미국이 지금 신규 확진자가 10만명대로 감소한 것은 감염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전체 인구의 4분의 1 정도는 코로나19에 걸려 면역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자도 많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각)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93만3,899명으로 치명률은 1.2%다. 한국은 21일 0시 기준 총 7,450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으며 치명률은 0.36%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하루 10만명 넘게 확진자가 발생하는 날이 이어지면서 위중증 환자도 500명을 육박하는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지난 18일 코안심tv에 출연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방역 완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지난 18일 코안심tv에 출연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방역 완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이날 코안심TV에 출연해 “국가 대응체계와 의료대응체계에 따라 상황이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짧은 기간에 환자가 대량 발생하면 의료체계에서 대응하기 어렵다”며 “사망자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커질 때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하게 시행해 진폭을 낮고 길게 가는 형태를 유지하는 전략을 이어왔다”며 “지금도 그 전략을 사용하고 싶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그런 형태로 끌고 가기 어렵게 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엄 교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시기에 정부가 보내는 방역 완화 신호로 인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유럽 여러 국가들이 겪었던 ‘록다운(lockdown)’이 한국에서도 현실화될 수 있다고 했다.

엄 교수는 “정부가 오미크론 유행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오면 어떤 방식으로 대처할지도 밝혀야 한다”며 “오미크론 변이를 두고 계절독감처럼 얘기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유행 초기여서 현 상황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난 여러 나라의 데이터를 보면 델타 변이보다 더 입원환자와 사망자가 더 많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내 오미크론 변이 사망자 수가 델타 변이 사망자를 추월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보고된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미국 내 확진자는 3,016만3,600명이며 사망자는 15만4,750명이다. 델타 변이가 유행했던 지난해 8월 1일부터 10월 31일 사이에는 확진자 1,091만7,590명, 사망자 13만2,616명이 발생해 오미크론 유행 때보다 적다. 오미크론 유행 시기 코로나19 확진자는 델타 유행 때보다 2,76배, 사망자는 1.17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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