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현 부원장 “와상 환자 많아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어”
손덕현 원장 “PCR 검사 지원 더 해줬으면…방역인력도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 환자들이 대다수인 요양병원·시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살인적인 업무강도 때문에 버티지 못하고 사직하는 직원들이 속출하고 있어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요양병원들이 적지 않다.

경기도 평택시에서 감염병전담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더나은요양병원 강다현 부원장은 16일 서울시COVID19심리지원단과 ‘나는의사다’의 코로나19 특별생방송 ‘코안심TV 시즌2, 오미크론 알면 이긴다’에 출연해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감염병전담요양병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증상은 심하지 않아 의료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나 와상 등의 문제로 돌봄이 필요한 요양병원·시설 환자를 전담하는 의료기관이다.

더나은요양병원 강다현 부원장. 
더나은요양병원 강다현 부원장.

강 부원장은 “더나은요양병원 병상 가동률은 97%로 거의 만실”이라며 “와상 환자가 많아 환자에게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데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 요양병원·시설 확진자도 같이 증가하기 마련인데 설 명절 이후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감염병전담요양병원에 환자가 물밀 듯이 들어왔고 직원들도 감염되면서 직원 공백 때문에 2배로 힘들다는 게 강 부원장의 설명이다. 신규 간호사를 모집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했다.

강 부원장은 “직원들이 너무 지쳐있어서 이 위기가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뿐”이라며 “직원 공고를 낼 때 급여를 일반병원 수준보다 많이 올려놨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에 대한 편견이 아직 있는지 지원하는 사람이 적다”고 토로했다.

감염병전담요양병원에 오는 환자들 중 중증으로 이환될 위험이 높은 환자가 많아 중환자병상이 있는 상급병원으로 전원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강 부원장은 “요양시설에서 온 환자의 산소포화도를 측정해보면 70~80%로 낮은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 증상은 대개 경증이 많을지 몰라도 앓고 있는 기저질환 자체가 중증인 사람들이 (코로나에 감염돼)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어제만 해도 5명을 전원보냈다”고 했다.

산소포화도가 8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저산소증 상태를 의미한다. 산소포화도는 96% 이상이 정상이다. 96% 미만은 저산소증 주의 상태이며, 90% 미만은 자가 호흡이 곤란해질 수 있어 병원 진료가 요구된다.

강 부원장은 “매일 환자가 사망하는 이 상태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델타 변이 때와 지금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다. 아직 중환자병상은 여유가 있지만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중환자병상이 다 차서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분들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중환자병상 가동률은 계속 느는 추세다. 일주일 전 17.5% 불과했던 중환자병상 가동률은 12일 23.8%, 13일 31.7%, 14일 38.1%, 15일 42.9%로 꾸준히 증가했다. 16일 현재 가동률은 41.3%로 소폭 감소했다.

일선 현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동안 요양병원·시설 중심으로 집중관리가 이뤄지면서 이제는 직원들이 감염예방활동에 많이 지치고 탈진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손요양병원 손덕현 원장도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직원들이 병원을 못 나오고 있다. (다른 변이도 많았지만) 오미크론이 우세종인 지금이 제일 힘든 것 같다”며 “남아 있는 직원이 확진된 직원의 업무도 보면서 병원 내 방역활동도 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힘들고 인력들이 탈진되고 있다. 정부의 방역인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병원 내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3~4일 정도 연속적으로 모든 직원과 입원환자가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도 했다. 요양병원 종사자의 경우 매주 PCR(유전자증폭) 검사 2회, 신속항원검사 2회 등 선제검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감염을 원천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손 원장의 지적이다.

손 원장은 “밀접접촉자에 한에서는 정부에서 PCR 검사를 해주고 있지만 그 외 환자들은 안 해주고 있다. 오미크론 잠복기는 평균 3~5일 정도로 (델타 변이보다) 짧기 때문에 매일 확진 여부를 확인하면 그만큼 빨리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병원이 자체적으로 부담해 모든 환자들에게 PCR 검사를 시행하기도 했다. 요즘은 신속항원검사를 더 많이 하는데 요양병원 환자는 고위험군이 많기 때문에 PCR 검사에 대한 지원을 더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손 원장은 지역별 요양병원·시설 확진자 규모를 고려한 권역별 혹은 지역별 감염병전담요양병원을 지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한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에 대한 4차 접종이 시작되는 것과 관련해 “다른 요양병원들 사이에서 4차 접종에 대한 논란이 많다. 중증 위험은 막을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마루타냐’라면서 반대하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4차 접종은 3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 중 ▲면역저하자 약 130만명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약 5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면역저하자는 14일부터 신청해 28일부터 접종하고, 요양병원·시설은 3월 첫째주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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