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선별진료소 자가검사키트 활용
내달부터 동네 병의원 신속항원검사 실시
“위음성으로 확산될 위험 인지시켜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감도가 낮은 검사인데도 ‘음성이면 안심해도 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품절 사태까지 불러왔다는 것이다.

29일부터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로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오는 2월 3일부터는 호흡기클리닉을 운영하는 동네 병·의원에서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한다. PCR 검사는 고위험군으로 제한된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민감도가 낮은 신속항원검사로 인해 오미크론 변이가 더 빠르게 확산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이며 자가검사로 시행하면 20% 미만이라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는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하면서도 위음성(가짜음성) 위험에 대해 경고하기보다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등 안심해도 되는 결과로 인식시키고 있다는 비판이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지난 28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에 출연해 신속항원검사 동원이 불러올 혼란을 우려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지난 28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에 출연해 신속항원검사 동원이 불러올 혼란을 우려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지난 28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불가피하게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면 그 위험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경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너무 일찍 배포된 자가검사키트가 미국 내 코로나19 유행을 악화시킨 범인으로 보기도 한다”며 “자가검사키트로 음성이 나오면 안심하고 돌아다니다가 증상 발현 후 뒤늦게 양성으로 진단되면서 그 사이 수십명을 감염시키는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신속항원검사나 자가검사키트의 한계에 대해 국민들이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신속항원검사의 음성 측도가 높으니 괜찮다는 얘기를 자꾸 한다”며 “우리나라 코로나19 양성률이 2~3% 정도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PCR 검사를 해도 전체 검사 건수의 97%는 음성으로 나온다. 신속항원검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신속항원검사나 자가검사키트로 음성이 나와도 (위음성일 수 있으니) 안전한 게 아니라고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는 음성 측도가 높으니 검사 결과 음성이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인을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신속항원검사를 동원하기로 했다는 것은 정확한 진단을 일부 포기했다는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자가검사키트를 가정에 2개씩 배포하겠다는 얘기도 하는데 그렇게 해도 방역에는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국민이 알아서 검사를 하고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위음성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건강을 챙겨야 한다”며 “증상은 있는데 병원에서 검사를 받기 힘들 때 사용하더라도 조심해야 한다. 평소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용도로, 음성을 확인하는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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