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주축 '의료메타버스연구회' 출범
의료 분야에서 메타버스 발전 방향 모색
"원격의료·디지털치료제 등과 결합하며 발전"

서울대 연구진을 주축으로 한 의료메타버스연구회는 지난 27일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에서 발족식과 함께 집담회를 개최했다.
서울대 연구진을 주축으로 한 의료메타버스연구회는 지난 27일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에서 발족식과 함께 집담회를 개최했다.

의료계에서 '메타버스(Metaverse)'를 의료 분야에 적용해 발전시키는 방안을 연구하는 조직이 출범했다. 지난 27일 발족한 서울의대 교수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의료메타버스연구회’다. 진료와 의학 교육에서 메타버스 활용 가능성을 찾고 산업과 연계해 임상 현장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게 목표다. 의료메타버스 전문가를 육성해 산업과 의료의 선순환 구조 마련도 도모한다.

연구회장을 맡은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박철기 교수는 이날 발족식에서 “메타버스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가까운 미래 의학교육뿐만 아니라 질병의 진단과 치료, 관리, 예방 등 의료 전 분야에 걸쳐 우리 곁에 다가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의 본질은 ‘같이(together)'다. 현실이든 가상현실이든 개인이 경험하는 특정한 3차원 시공간 그대로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같이 경험할 수 있다면 그것이 메타버스”라며 “연구회에 관심을 가지고 모인 분들이 같이 고민하고 노력하면 머지않아 의료 분야에서 메타버스의 실체가 드러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의대 김정은 학장은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에는 의료 분야 교육과 진료에서 가상현실, 증강현실, 디지털치료제, 원격의료시스템 등 메타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 개발과 적용에 노력하는 연구자가 많다. 오래 전부터 이어진 노력이 연구회에서 메타버스라는 통합된 플랫폼을 통해 구현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메디컬아이피 박상준 대표(서울의대 영상의학교실 겸임 교수)는 ‘Immersive era of high-throughput Knowledge: Metaverse in Healthcare’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미래의료에서 메타버스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메디컬아이피는 AI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메타버스 기업으로 서울대병원 '1호 벤처'이기도 하다.

메디컬아이피 박상준 대표는 27일 '의료메타버스 연구회 발족식 및 1차 집담회'에서 ‘Immersive era of high-throughput Knowledge: Metaverse in Healthcare’에 대해 강연했다. 
메디컬아이피 박상준 대표는 27일 '의료메타버스 연구회 발족식 및 1차 집담회'에서 ‘Immersive era of high-throughput Knowledge: Metaverse in Healthcare’에 대해 강연했다.

박 대표는 메타버스가 환자의 의료정보를 의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지만 기술 발전 관점에서 그 등장과 중요성은 이미 예견됐다고 했다.

박 대표는 “디지털화한 환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하는 수준이 아니라 센서를 매개로 정보와 상호작용(인터랙티브)하는 것을 메타버스라 칭할 수 있다”며 “메타버스를 통하면 SNS에 글과 사진을 올려 일상을 공유하듯이 환자가 병원을 방문했을 때 그동안의 라이프로그 데이터가 현실처럼 인식되는 미래가 올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기슬 성숙도를 나타내는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에 의하면 AI는 물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은 이미 지난 2017년 개발과 검증이 끝난 기술로 평가됐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기술이 아니다“라면서 “하이프 사이클은 기성화된 AR과 VR 디바이스를 이용해 AI를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면 임상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AI를 활용한 ‘헬스케어 이노베이션’으로 메타버스의 등장이 예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은 이보다 훨씬 앞서 시작됐다. 일례로 지난 1998년 CD-ROM을 이용한 해부학 교육 프로그램 '아담' 사용 경험을 다룬 중앙대병원 논문을 소개했다.

박 대표는 "저자들은 결론적으로 '아담'이 '카데바 실습과 컴퓨터 교육에 큰 차이가 없어 유익하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경험이 기회는 될 수 있다'고 적었다"며 "중요한 것은 1990년대 말에도 이미 이런 기술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이 컸다는 사실이다. 기술을 의학과 접목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렇게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의료메타버스는 환자 열람, 시뮬레이션, 임상, 교육 분야에서 도구로 쓰일 것"이라면서 "결국 의료메타버스는 이미 만들어진 기술을 활용해나가면서 고도화를 거치고 원격의료, 디지털치료제 같은 새로운 주제와 결합하며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