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검사의학회, 신속항원검사 본격 도입에 우려
“자가항원검사, 80% 이상의 감염 놓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선택한 신속항원검사에 대해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80% 이상의 감염을 놓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정부는 오는 29일부터 전국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기반으로 한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해 스스로 검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대응체계로 전환된 광주·전남 등 4개 지역에서는 26일부터 신속항원검사가 도입됐다.

진단검사의학회는 민감도가 낮은 신속항원검사를 무증상자 선별검사용으로 활용해서는 안된다며 “오히려 감염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단검사의학회는 26일 입장문을 통해 PCR 검사 확대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항원검사를 도입하더라도 자가검사는 검체 채취 방식 등으로 인해 민감도가 더 떨어지는 만큼 의료인이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진단검사의학회는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이며 자가검사로 시행하면 20% 미만이다. 신속항원검사는 PCR보다 적어도 1,000~1만배 이상 바이러스 배출이 많아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감염 초기에는 항원검사의 민감도가 매우 낮다. 신속항원검사를 무증상자에게 전면적으로 도입할 경우 감염 초기 환자는 위음성 가능성이 높기에 오히려 감염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속항원검사로는 오미크론 감염 초기 1~3일 동안 감염력이 있는 환자 대부분을 놓치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결과도 나온 바 있다.

진단검사의학회는 “무증상자에게 자가항원검사를 도입할 경우 철저한 방역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자가항원검사는 80% 이상의 감염을 놓칠 수 있으므로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이 준비돼야 한다”고 했다.

진단검사의학회는 ▲대용량 자동화 PCR 장비 도입 ▲구인두도말 검체 사용으로 검체 채취 역량 증가 ▲비필수 검사 인력과 자원을 코로나19 PCR용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통해 정확도 높은 PCR 검사 역량을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상황이 더 나빠지면 차선책으로 신속항원검사 도입을 고려할 수 있지만 호흡기클리닉 위주로 의료인이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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