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중국 주도로 질병진단·신약개발 등 활발
2020년 8천억 시장…2026년까지 10%대 성장 전망
“글로벌 시장 진출 위해 경쟁력 강화 정책 고민해야”

지난해 9월 인공지능(AI) 병리진단 솔루션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디지털병리’ 산업이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디지털병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가운데 정부와 기업이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25일 펴낸 보건산업브리프 ‘글로벌 디지털병리 산업 동향’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병리 시장은 헬스케어의 디지털화와 병리진단 수요 증가에 따라 2020년부터 2026년까지 10.4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글로벌 디지털병리 시장 규모는 7억443만달러(약 8,439억원)을 기록했다.

디지털병리(digital pathology)는 세포 및 조직의 현미경 검경을 위해 사용하던 유리 슬라이드를 고배율의 이미지 정보를 유지한 상태로 스캔해 디지털 파일로 전환하고 컴퓨터 화면을 통해 병리학적 평가를 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즉각적인 영상 공유 및 개선된 협업 제공 ▲AI 사용이 가능 ▲의학적 혁신을 제공 ▲데이터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 ▲병리학자의 신체적 부담 완화 등의 이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디지털병리 시장은 ▲학술 연구 및 교육 ▲질병 진단 및 컨설팅 ▲신약 발견 및 개발 분야로 세분화되며, 2020년에는 학술 연구 및 교육 부문이 글로벌 시장 전체의 48.4%를 차지했다. 질병진단 및 컨설팅 부문과 신약발견 및 개발 부문은 각각 27.2%, 24.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중 신약 발견 및 개발 분야에서는 암 치료를 위한 정밀 의약품 개발에 디지털병리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AI와 머신러닝(ML)와 결합해 종양 샘플에 대한 병리학적 평가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예견된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페이지(Paige)가 개발한 전립선암 감지 소프트웨어 ‘Paige Prostate’가 AI 병리진단 솔루션으로는 최초로 미국 FDA의 드노보(새로운 유형의 저위험에서 중간위험 기기 규제, De Novo) 마케팅 승인을 획득했다.

진흥원은 “FDA의 Paige Prostate의 승인은 병리학자들의 사례 해석에 대한 객관성을 부여할 것이며, 향후 ‘실질적동등성(substantial equivalence)’을 입증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해 다른 AI 기반 디지털병리 제품에 대한 승인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디지털병리 시장은 현재 미국, EU, 중국 등 선도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AI 알고리즘 등을 통합, 산업의 발전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시장에 안착한 선도 기업들에는 미국의 라이카 바이오시스템즈(Leica Biosystems), 네덜란드의 필립스(Koninklijke Philips), 일본의 하마마쓰 포토닉스(Hamamatsu Photonics) 등이 있다.

이에 진흥원은 “디지털병리 산업은 빠른 성장 뿐 아니라, 신약개발 및 정밀의료 등 미래 바이오헬스 산업의 핵심 분야에 적용되면서 그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도 글로벌 디지털병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시장 포지션을 확인하고 이에 적합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도 글로벌 디지털병리 산업의 가치사슬 변화를 면밀하게 분석하여 우리 산업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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