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교수, 급격한 유행속도 주목…문제는 경증 및 자가격리자
“자가격리기간 줄이고 접촉자 추적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중증화율이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낮은 반면 전파력이 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급격히 늘어날 경증환자와 무증상자, 자가격리자 등에 초점을 맞춰 지금보다 방역 강도를 대폭 낮춰 자가격리기간을 줄이고 접촉자 추적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주 오미크론 변이 점유율은 47.1%로 다음 주 우세종화가 예상되며, 26일 정도면 신규 확진자도 7,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월 말이면 하루 확진자 수가 2만여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최근 SNS를 통해 “저희 팀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2월 말 2만명 이상의 평균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을 3주전 발표했으나 그 사이 상황이 달라졌다”며 “유행의 속도가 매우 급격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하루 확진자 7,000명에서 중환자 대응역량 부족으로 긴급멈춤 했던 델타 유행과 비교해 보면 중환자 병상 수는 2배 늘었고 중증화율이 평균적으로 1/3 감소했다고 가정한다면 오미크론 확진자 수가 4만2,000명에 도달하더라도 중환자 병상은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 교수는 “문제는 경증환자와 무증상자, 자가격리자에 대한 준비다. 다음달초부터 수만명의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한다면 본격적으로 경증환자와 재택치료자, 자가격리자 증가로 인한 사회적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했다.

하루 확진자 수가 5만명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이로 인한 자가격리자가 평균 3명이 나올 경우 매일 20만명이 자가격리 될 수 있으며, 자가격리기간이 7일로 단축된다고 하더라도 매일 140만명이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행정적 소모도 더 커질 수밖에 없으며, 결국 정책 효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자가격리기간을 줄이고 접촉자 추적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의료적 대응역량을 넘어 행정적, 사회적 지원이 가능할지 걱정된다. 100만명의 자가격리자에게 생활지원, 모니터링, 행정지원, 접촉자 추적을 모두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며 “따라서 자가격리기간을 줄이고 접촉자 추적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전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정책인 10일 자가격리, 철저한 역할조사는 시행이 불가능해지고 있다”며 “유행 통제를 위한 여러수단 중 확진자와 접촉자에 대한 대응 정책의 효과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직장이나 가족 중 다수가 자가격리되는 상황에 대비해 생업과 일을 이어나갈 준비를 해야 하고 중증화율이 감소했으나 고위험군에는 여전히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적극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어르신과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 중 3회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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