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임상-상업화’ 원스톱 가능…공동으로 백신 생산까지
서울의대 박상민 교수 “남북 공동으로 백신 개발·생산 가능”
政 “북한, 선진적·인민적 방역 전환 기대…협력 지속할 것”

남북이 상생할 수 있는 보건의료협력 방안으로 ‘남북 원헬스 바이오메디컬클러스터’를 설립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국제보건의료학회와 통일보건의료학회가 20일 공동으로 주최한 ‘글로벌통일컨퍼런스 글로벌 보건위기와 한반도 건강공동체’에서는 남한이 북한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보건의료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들이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는 20일 ‘글로벌통일컨퍼런스 글로벌 보건위기와 한반도 건강공동체’에서 남북 보건협력을 위한 '남북 원헬스 바이오메디컬클러스터' 설립을 제안했다.(사진출처: 통일보건의료학회 TV 캡쳐)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는 20일 ‘글로벌통일컨퍼런스 글로벌 보건위기와 한반도 건강공동체’에서 남북 보건협력을 위한 '남북 원헬스 바이오메디컬클러스터' 설립을 제안했다.(사진출처: 통일보건의료학회 TV 캡쳐)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는 현재 북한은 보건의료자원의 대부분을 국제기구에 의존하고 있다며 북한의 의료체계가 국제 정세에 의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북한의 부족한 재정으로 인해 규제가 흔들려 비공식 보건의료시장이 활성화됐다. 이로 인해 환자부담금이 증가하고 의료접근성 측면에서 빈부격차가 가중되고 있다”며 “비감염병 관련 부분에서도 대응 체계가 약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현재 북한 보건의료자원의 주 원천은 ‘세계백신연합(Global Alliance for Vaccines and Immunization, GAVI)’과 결핵과 말라리아 문제를 지원하는 ‘글로벌펀드(Global Fund)’”라며 “보건의료관리를 특정 기구에 의존하면 국제사회의 정치에 굉장히 취약하기 때문에 지원 중단 시 심각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박 교수는 남북간 보건의료협력을 확대·발전하기 위해 ‘남북 원헬스 바이오메디컬클러스터(남북생명보건단지)’를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남북생명보건단지 산하에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남북생명의과학연구원’과 임상연구를 할 수 있는 ‘남북원헬스종합병원’을 두고, ‘남북생명보건산업단지’를 통해 최종 결과물을 사업화할 수 있게 하자는 복안이다.

과거 적대관계였던 덴마크와 스웨덴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접경지역에 설립한 ‘메디콘 밸리(Medicon Valley)’를 모델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메디콘 밸리는 세계 3위권의 바이오 클러스러로 현재 약 1,500여개의 제약사 및 바이오벤처가 상주하고 있다.

박 교수는 “남북생명의과학연구원에서는 인간, 동물, 식물과 환경을 연구한다. 이를 토대로 남북원헬스종합병원에서는 종합병원, 동물병원, 식물병원을 설립해 인수공통감염병 등을 연구하고 임상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며 “남북생명보건산업단지에서 그 결과를 상업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남북이 경제적인 상보성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감염병 관리나 새로운 백신, 치료제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남북이 공동으로 연구개발 하고, 그 후보물질을 원헬스종합병원에서 임상에 적용한 후 검증된 물질을 산업단지를 통해 생산하면 보건의료 국제개발협력까지ㄷ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를 통해 감염병과 바이러스에 남북이 공동으로 대응하며 한반도 평화의 교두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넘어야 할 허들이 너무 많지만 대북제재가 완화되는 시기에 맞춰 로드맵을 구성하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남북 간 보건의료분야 협력에 있어 체계적인 접근과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을 강조하며 지난해 9월 출범한 ‘한반도보건의료협력플랫폼’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인도협력국 인도협력기획과 남종우 과장은 “정부는 정치·군사적 상황과 관계없이 북한과 보건을 포함한 인도적 협력을 지속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북한이 지난해 연말 선진적·인민적 방역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만큼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과장은 “정부는 작년 9월 한반도보건의료협력플랫폼을 출범했으며 올해부터 더 확대할 계획”이라며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반도 보건의료협력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보건의료협력플랫폼에 많은 전문가들이 열린 마음으로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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