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 결과 분석
97개 병원 전공의 56.4% 코로나19 업무 참여
43.7% 보수 못 받거나 일반 기준 못 미쳐
사전 교육 충분했다는 응답 20~30% 수준

수련병원 상당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업무에 전공의를 투입하면서도 보수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들은 코로나19 업무를 하면서 사전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

청년의사는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 13일 공개한 ‘2021년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업무’ 항목 결과를 분석했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 8월 17일부터 10월 9일까지 진행됐다. 수련병원 97개소에서 전공의 총 3,159명이 참여했다.

분석 결과, 전공의들은 절대 다수 수련병원에서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참여했다. 97개 수련병원 가운데 전공의가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참여하지 않은 병원은 동국대경주병원, 광주기독병원, 메리놀병원 3곳이었다.

수련병원 전공의 56.4%가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참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선별검사, 입원환자 치료, 백신 접종 업무에 참여한 전공의 43.7%가 관련 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수련병원이 전공의에게 아예 보수를 지급하지 않거나 지급하더라도 병원 외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에게 지급하는 일반적인 보수 기준보다 적은 액수였다.

구체적으로 전공의 500명 이상이 근무하는 대형병원 6곳에서 전공의 54.4%가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참여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이 66.7%로 코로나19 업무 전공의 참여율이 가장 높았다. 삼성서울병원이 63.4%, 고려대의료원은 60.1%였다.

하지만 이들 6개 병원에서 코로나19 업무에 참여한 전공의 37.7%가 보수를 받지 못하거나 적게 받았다. 코로나19 업무 참여율이 가장 높았던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절반이 넘는 51%가 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세브란스병원은 38.8%, 고려대의료원은 38.7%, 삼성서울병원은 35.7%였다.

서울아산병원(29.4%)과 서울대병원(32.4%)은 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한 전공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전공의 200명 이상 500명 미만 중대형병원(14곳)은 전공의 47.9%가 코로나19 업무에 참여했지만 이중 32.6%가 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전북대병원과 부산대병원은 코로나19 업무에 참여한 전공의 각각 53.6%, 53.3%가 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반면 전남대병원(12.2%), 한양대병원(14.3%), 분당서울대병원(15.4%)은 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한 전공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중소형병원도 사정은 비슷했다. 근무하는 전공의가 100명 이상 200명 미만인 중소형병원(34곳)에서 절반이 넘는 52.8%가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들 전공의 가운데 37.8%는 병원에서 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전공의 100명 미만인 소형병원(43곳)은 상황이 극명하게 갈렸다. 소형병원은 코로나19에 참여한 전공의 비율이 62.4%로 가장 높았다. 김포우리병원, 부산의료원, 서울적십자병원 등 13곳은 모든 전공의가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참여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전공의가 참여한 소형병원 40곳에서 관련 업무를 한 전공의 53.5%가 보수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 모든 전공의가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참여한 수련병원 13곳 가운데 용인정신병원, 대구파티마병원, 창원경상대병원, 부산의료원 등 10곳은 코로나19 관련 보수를 제대로 받은 전공의가 한 명도 없었다.

반면, 광주보훈병원은 코로나19 업무에 참여한 전공의 모두 관련 보수를 제대로 받았다. 부천세종병원(7.1%), 부산보훈병원(13.6%), 국립공주병원(16%) 등도 코로나19 관련 보수가 상대적으로 제대로 지급됐다.

사전 교육도 미흡…'충분했다'는 응답 20~30%대 그쳐

전공의들은 코로나19 업무에 참여하면서 사전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대형병원에서 코로나19 업무 전에 환자와 의료진 안전, 검사 절차, 대응 수칙 등 사전 교육이 충분히 진행됐다는 응답은 31.9%였다. 중대형병원과 중소형병원은 각각 20.2%, 20.5%로 그보다 더 적었다.

대형병원 가운데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병원은 14%, 17.1%만 사전 교육이 충분히 진행됐다고 대답했다. 55.4%가 충분했다고 대답한 삼성서울병원이 대형병원 중 가장 높았다.

중대형병원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 전공의 단 7%만 사전 교육이 충분히 진행됐다고 응답했다. 한양대병원도 사전 교육이 충분했다는 응답이 9.5%에 머물렀다.

중소형병원 가운데 순천향대부천병원과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사전 교육이 충분했다는 응답이 0%를 기록했다. 두 병원은 각각 전공의 32%, 50%가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참여했다.

소형병원은 사전 교육이 충분했다는 응답이 33.4%를 기록했다. 김포우리병원, 광주보훈병원, 원광대산본병원은 모든 전공의가 코로나19에 참여하면서 사전 교육도 충분히 받았다고 대답했다(응답률 100%). 그러나 부산성모병원, 국립정신건강센터, 부산의료원, 한일병원, 추병원, 성애병원은 코로나19 업무 사전교육이 충분했다고 대답한 전공의가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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