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동안 5일 지나 치료 시작한 결핵 환자 많아
“길어지는 팬데믹, 결핵 장기 대응 방안 준비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결핵 치료에도 영향을 미쳐 환자의 의료기관 방문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 발병률과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다. 또한 2020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결핵으로 사망한 환자는 1,356명으로 코로나19 사망자보다 1.5배 많았으며 법정감염병 중 1위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내과 김주상 교수 등 공동연구진은 민간·공공협력(PPM) 국가결핵관리사업 코호트 자료를 이용해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결핵 환자 의료기관 방문·치료 지연을 비교한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5월까지 국가결핵관리사업에 등록된 결핵 환자 1,557명 중 1~2월 신고된 724명을 코로나19 팬데믹 전 그룹(Before-pandemic group)으로, 나머지 833명을 팬데믹 그룹(During-pandemic group)으로 분류했다.

출처: JKMS 'Increased Healthcare Delays in Tuberculosis Patients During the First Wave of COVID-19 Pandemic in Korea: A Nationwide Cross-Sectional Study'
출처: JKMS 'Increased Healthcare Delays in Tuberculosis Patients During the First Wave of COVID-19 Pandemic in Korea: A Nationwide Cross-Sectional Study'

두 그룹을 비교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팬데믹에 발병한 결핵 환자가 팬데믹 전 그룹보다 5일 경과 후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시작한 비율이 더 높았다. 결핵이 폐 이외 다른 부위로 침범하거나 가슴 통증, 객혈 등 경고 증상을 보이는 것도 치료 지연과 관련이 있었다.

증상 발현 후 14일이 지나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비율은 팬데믹 전후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결핵과 코로나19는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에 환자들이 팬데믹 기간에 상대적으로 병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 1차 유행 기간에 결핵 신고 건수가 대폭 감소한 것은 과소 진단과 과소 통지를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결핵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시작하는 게 지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지속에 대비해 장기적인 대응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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