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교수 연구진, 우울증과 심방세동 연관성 조사
우울증 여성 심방세동 발병 위험 31.5%…남성 17.0%

우울증이 심방세동 발생과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 등 연구진은 ‘한국 성인의 우울증과 심방세동의 연관성’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심방세동은 허혈성 뇌졸중, 심부전 등 심장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절제술을 통한 허혈성 뇌졸중의 예방과 심방세동 치료가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심방세동 예방을 위한 위험요소 조사는 많이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우울증이 심방세동 위험을 증가시키는 위험인자인지 여부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 노르웨이 연구진은 불안이나 우울증이 심방세동 발병과 관련 없다고 한 반면, 덴마크 연구진은 우울증 치료 전 항우울제 사용자에서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증가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에 연구진은 200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2002년 1월 1일부터 2008년 12월 31일 사이에 심방세동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2009년 건강검진 전 1년 이내에 우울증을 진단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눠 우울증과 심방세동 상관관계를 비교했다. 심방세동 발병률 평가를 위해서는 Kaplan-Meier(카플란 마이어) 분석을 수행했다.

조사 결과,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심방세동 진단 환자는 총 503만1,222명으로 이 중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은 14만8,882명(3.0%)이었다. 이 중 여성이 9만6,472명(64.8%)으로 남성보다 더 많았다.

심방세동 누적 발생률은 Kaplan-Meier 분석에서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 높았고(4.44% 대 1.92%), 이는 10년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에도 꾸준한 차이를 보였다. 우울증 환자에서 심방세동 발병 위험은 25.1% 증가했으며, 발병과 치료를 반복하는 재발성 우울증 환자의 심방세동 위험은 32.2% 증가했다.

특히 우울증이 있는 젊은 연령층(20~39세)이 65세 이상 노인보다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58.3% 대 16.8%). 또한 우울증이 있는 여성이 남성 보다 심방세동 위험이 더 높았다(31.5% 대 17.0%).

연구진은 “우울증 환자의 심방세동 위험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라며 “우울증은 교감신경 활성화 및 정서적 스트레스와 관련 있으며, 이는 심방세동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우울증은 통제할 수 있는 질병이다. 따라서 우울증과 심방세동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평가는 공중보건 관리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우울증이 있는 젊은층과 여성에서 심방세동 위험이 높은 결과에 대해선 “젊은층의 우울증 치료가 심방세동 발병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는 향후 중요한 연구과제가 될 것”이라며 “또 우울증이 있는 여성에서 에스트로겐의 항상성 교란이 심방세동 발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향후 연구과제로 남아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한계점으로 ▲심방세동 종류와 좌심방의 크기와 같은 추가적인 임상정보가 없었던 점 ▲항우울제 사용, 좌심방 직경, 좌심실 기능 등 교란요인이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연구표본이 동아시아인으로만 구성돼 있어 다른 인종 및 민족으로 일반화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었다.

한편, 논문은 최근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의생명과학저널 'JAM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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