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론티스 공급가 ‘인하’…마일스톤 줄이고 로열티로 순차 수령
240억원 규모 전략적 지분투자 결정도…지분율 10%대로 확대

한미약품이 자사 항암 신약 ‘포지오티닙’과 ‘롤론티스(성분명 에플라페그라스팀)’를 개발 중인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과 기술이전 계약 조건을 변경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스펙트럼으로부터 한 번에 수령하는 마일스톤 규모를 줄이고 로얄티로 순차 수령함으로써 파트너사의 초기 상업화 비용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미약품 연구센터.
한미약품 연구센터.

한미약품은 스펙트럼(Spectrum Pharmaceuticals)과 체결한 롤론티스와 포지오티닙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의 마일스톤 및 로열티 조건을 변경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이 생산해 스펙트럼에 공급하는 롤론티스의 공급 원가는 인하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아울러 한미약품은 두 항암 신약의 미국 시판허가에 따른 마일스톤을 ‘추가 로열티’로 조정해 연도별로 수령하기로 했다. 마일스톤 규모를 줄이고 로얄티로 충당하는 방식이다.

롤론티스의 경우, 로열티를 연간 순매출액의 두 자릿수 비율로 유지하다가, 마일스톤 금액만큼 로열티를 받은 이후엔 이 비율을 한 자릿수로 조정하기로 했다.

포지오티닙의 경우, 로열티를 연간 순매출액의 두 자릿수 후반대 비율로 유지하다가, 마일스톤 금액이 충족되면 이 비율을 두 자릿수 중반대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 조건 변경에 대해 한미약품 측은 스펙트럼의 공격적 마케팅과 성공적 상업화를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한미약품이 수령하는 금액은 줄어드나 현지 상업화 이후의 판매 로열티로 이를 상쇄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한미약품 관계자는 “스펙트럼과의 기술이전 계약이 큰 틀에서 바뀐 것은 아니다. 세부 내용이 변동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이 스펙트럼의 초기 상업화 비용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스펙트럼은 2021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포지오티닙 NDA(신약시판허가신청)를 제출했다. 지난해 FDA로부터 CRL(보완요구서한)을 수령한 롤론티스도 올해 중 BLA(바이오의약품 허가 신청)를 제출할 계획이다.

스펙트럼 로고.
스펙트럼 로고.

이밖에도 한미약품은 1주당 1.6달러로 240억원 규모의 스펙트럼 주식을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식 취득에 따라 한미약품의 스펙트럼 지분율은 약 10%대로 확대된다.

한미약품은 이번 지분 투자 배경에 대해 스펙트럼이 개발 중인 2종의 혁신 항암신약에 대한 확장된 미래가치를 선점하고, 파트너사와의 공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권세창 사장은 “이번 투자는 스펙트럼의 전략적 방향에 대한 신뢰에 따라 결정됐다”며 “스펙트럼과의 협력은 한미약품 미래 성장 핵심 동력 중 하나이며, 향후 한미의 혁신적 신약인 롤론티스와 포지오티닙이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스펙트럼 톰 리가(Tom Riga) 사장은 “이번 투자는 스펙트럼과 한미 양사 간의 파트너십 강화를 의미 한다”며 “한미와의 지속적 파트너십을 통해 롤론티스와 포지오티닙에 대한 FDA 승인 및 성공적 상업화라는 공동의 목표가 달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톰 리가 사장은 2021년 12월 31일부터 스펙트럼 사장 겸 CEO 자리에 올랐다. 톰 리가 사장은 스펙트럼 수석부사장, 최고운영책임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앞서 스펙트럼을 이끌던 조 터전(Joe Turgeon) 전임 사장은 사장 겸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이사직 또한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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