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2021 바이오 미래포럼’ 개최…바이오 규제과학 정책 방향 논의
김흥열 센터장, 유연한 제도 마련 통한 바이오기업 개발·혁신 보장 주문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 대한 신속 대응과 안정적 진출을 위해선 규제과학의 명확한 개념 정리와 가이드라인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은 지난 23일 열린 ‘2021 바이오 미래포럼’에서 ‘바이오 규제과학 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하면서 R&D 초기단계부터 규제과학 개념을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포럼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연구재단,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주관했다.

(사진 맨 왼쪽)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홍열 센터장. '2021 바이오 미래포럼' 온라인 중계화면 캡처.
(사진 맨 왼쪽)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흥열 센터장. '2021 바이오 미래포럼' 온라인 중계화면 캡처.

규제과학은 특정 연구가 장차 사회에 가져다줄 편익과 폐해를 저울질해 해당 연구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평가하는 과학연구의 새로운 한 분야로, 쏟아지는 다양한 첨단제품에 대한 평가와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일종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규제과학의 중요성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미국, 영국 등 해외국가들에서 인식돼 구체적인 접근 전략을 마련하고 현재까지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19년이 돼서야 과기부의 ‘바이오헬스 R&D 투자전략’에 규제과학이 포함되고, 뒤늦게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규제과학 발전전략 추진체계를 수립하는 등 상대적으로 해외에 비해 규제과학 역사가 짧고 진행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센터장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규제과학을 육성하기 위한 개념들이 정책적으로 잘 잡혀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규제과학을 너무 임상단계에서부터 제품을 승인해나가는 과정에만 필요한 개념으로 한정하고 있는데, R&D 초기단계에서부터 미리미리 기술이 실용화되는 시기를 예상하면서 준비해나가는 규제과학 토대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플랫폼이 기반이 되는 미래 디지털 바이오 전환 시대에서 새로운 제도와 전략들을 재정비해야 할 때”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실용화가 빠르게 가능했던 것처럼 유연한 제도 마련을 통해 바이오기업들의 개발·혁신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을 1년 안에 개발할 수 있었던 것처럼 유연한 제도를 통해 기업이 규제를 어기지 않고도 혁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규제 혁신의 키(key) 개념”이라며 “바이오산업은 규제 장벽의 높낮이에 따라서 시장 진입 난이도가 달라지고 그 범위와 속도도 달라진다. 그런 의미에서 규제 문제는 곧 국가 전략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기업 자체적으로 규제 관리 부서를 두는 것을 제안하며 “규제 준수를 통해서 혁신을 가속화하고 타 기업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관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규제 당국도 자신들이 승인한 제품들이 시장에서 소비자 혹은 환자들에게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여러 효과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것을 다시 규제 가이드라인 개선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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