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신현영 의원 주최 ‘오미크론 백신 개발 간담회’ 개최
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 플랫폼 활용 ‘범용 백신’ 개발
셀리드, 성남시에 GMP 시설 갖춰…“개발 속도 붙을 것”
아이진, ‘EG-COVID’ 내년 3월 호주·남아공 1/2a상 진행

국내 백신 기업들이 1~2개월 내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이광재·신현영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오미크론 대응 국내 백신 개발 현황 간담회’ 자리에서 국내 백신 개발사 관계자들은 오미크론 변이 백신 개발 현황과 계획을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공식 유튜브 채널 '신현영TV' 중계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공식 유튜브 채널 '신현영TV' 중계화면 캡처.

현재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인 국내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 ▲셀리드 ▲아이진(주) ▲(주)유바이오로직스 ▲진원생명과학 등 5곳이다.

우선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플랫폼을 활용해 코로나19와 변이주가 속한 바이러스 계열을 전방위적으로 예방할 ‘범용 백신’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베코바이러스(sarbecovirus)’를 표적으로 한 백신 개발에 착수, 국제기구인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로부터 초기 개발 연구비를 포함해 5,000만 달러(한화 약 600억원)를 지원받기로 했다. CEPI로부터 GBP510 개발비 2억1,010만 달러를 확보한 바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총 2억6,000만 달러(한화 약 3,100억원)에 달하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개발 자금을 지원받게 됐다.

사베코바이러스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으로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Covid-19(SARS-Cov2), Covid-19 Variants(변이주) 등이 이 계열에 속한다.

즉, 개별 백신이 아닌 사베코바이러스 계열 전체에 유효한 백신을 개발해 향후 관련 바이러스와 변이주를 한꺼번에 예방하는 광범위한 대응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조태준 개발전략실장은 “이 추진계획은 CEPI의 연구 지원, 외부 기관들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각각의 변이 바이러스들에 대해서도 유전자 합성이나 세포주 제작, 생산, 배양 등의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는 변이 바이러스대로 대응하고, 사베코바이러스와 같이 광범위한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도 개발하는 투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CEPI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베코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후 개발이 완료되면 접종 물량을 전 세계에 공급할 예정이다.

“백신 대량생산체계 구축 위한 정부 지원 필요”

셀리드와 진원생명과학은 기본 2회 접종으로 오미크론 변이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19종의 자체 슈도바이러스(병원성이 없는 바이러스)를 이용한 변이바이러스 백신 평가체계를 갖고 있는 셀리드는 유효성 평가 등을 거쳐 내년 2월 말에서 3월 초 임상시험을 신청할 계획이다.

셀리드 강창율 대표는 최근 경기 성남시에 GMP(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시설을 갖춰 더 속도감 있는 임상시험이 가능할 거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강 대표는 “우리 같이 소규모 기업들 입장에서 임상시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빠르게 대량 생산해서 국가에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대량 생산 체계 구축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진원생명과학은 현재 2상이 진행 중인 코로나19 DNA 백신 ‘GLS-5310’이 오미크론 변이에도 대응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10월 진행한 햄스터 공격감염 연구에서 GLS-5310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베타 변이를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는데, 오미크론의 스파이크(spike) 항원 부위가 이 베타 변이와 유사하다는 게 정문섭 연구소장의 설명이다.

정 소장은 “GLS-5310은 개발 초기부터 출현 가능한 변이 바이러스를 고려해 항원 선정부터 스파이크 항원과 ORF3a 항원 두 가지를 선정했다”며 “ORF3a 항원은 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아 이를 통해 오미크론 변이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ORF3a는 바이러스 돌기와 세포의 수용체가 결합해 세포 안으로 바이러스를 끌고 들어갈 때(감염될 때)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정 소장은 “현재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햄스터 공격감염 연구를 시작했다. 이를 미국 BL3(Biosafety Level 3, 생물안전3등급실험실) 동물시험기관과 계약을 체결하고 평가할 예정”이라며 “또 남아공 임상기관들과 상호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비가 어느 정도 확보된다면 이 기관들과의 임상연구도 이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임상 진입 허가 위해 대조백신 지원돼야”

아이진과 유바이오로직스는 부스터샷(추가접종) 방식으로 오미크론 변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아이진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 코로나19 백신 ‘EG-COVID’가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적이란 판단 아래 최근 AI 신약개발 업체 팜캐드와 개발에 착수했다.

아이진은 내년 1월부터 부스팅 임상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호주의 2차 접종자를 대상으로 부스팅 1상 시험을 진행하고, 3월부터는 1/2a상 시험을 호주와 남아공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합성 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유코백-19(EuCorVac-19)’의 국내 3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신청한 유바이오로직스도 자사 백신이 오미크론에 효과가 있는지 시험했다.

유바이오로직스 백영옥 대표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 혈청을 이용한 오미크론 변이주 교차반응 비교시험 결과, 유코백-19에서도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항체 역가를 보여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임상 진입 허가를 위해 어떤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백 대표는 대조백신 확보를 꼽았다.

대조백신은 백신 후보물질을 기허가 백신과 비교해 비열등성을 입증해야 하는 면역원성 비교임상에 필수적인 요소다. 대조백신 방식은 기존 위약대조 방식보다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고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기 때문에 임상 참여자 모집에도 용이하다.

백 대표는 “부스팅을 하거나 변이주에 대응했을 때 효과를 보기 위해, 또 기존 백신과의 대비를 위해서는 대조백신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모더나의 경우 1월에 유전자 시퀀스가 나오고, 2월 임상자료를 만들어, 3월에 1상, 5월에 2상, 7월에 3상을 진행해 11월엔 중간결과를 갖고, 12월에 허가가 나는 등 굉장히 초고속으로 진행됐다. 이는 루틴한 허가 과정을 다 거쳤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그런 부분에서 우리 정부도 정책적인 집중을 통해서 국산 백신 개발을 지원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같은 기업들의 목소리에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코로나19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 유주헌 총괄팀장은 “정부 입장에서는 다양한 국산 백신이 빨리 개발돼서 국민 접종에 사용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열심히 지원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백신 개발에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고 그게 R&D 지원이든, 제도든, 행정이든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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